교육칼럼

인천교육을 생각하며

길전 2009. 10. 10. 08:16

인천교육의 새 지표를 접하며

  김청규 인교연혁신포럼대표

 

‘십년이면 강산이 바뀐다’는 속담이 있다. 강산이 족히 네 번은 바뀌고도 남는 세월을 국가의 동량지재를 키우는 일에 몸담아온 필자는 교육에 대한 잔정(殘情)이랄까, 아니면 회한(悔恨)이 남아서일까? 교단을 떠난 지가 어언 세 해나 지났음에도 인천교육 동정에 관한 기사나 뉴스만 나오면 촉각을 곤두세운다.


작금 새 교육감 임기가 1년 미만인 대구와 인천 등 두 곳 광역시에서는 2010년 지방선거에서 교육감을 선출해야 하는 불가피성 때문에 우리나라 지방교육자치 사상 처음으로 부교육감이 교육감 권한을 대행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두 번에 걸친 선거를 통해 8년 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지난(至難)한 인천교육을 이끌어 오던 전임 교육감이 떠나고 제주특별자치도 부교육감이 인천광역시교육감 대행으로 부임한 것이 지난 6월초라고 생각된다. 인천교대에서 수학했고 행정고시를 패스하였으며 대학 강단에 출강하기도 하였다는 이야기는 귀동냥을 통해 알고 있었지만 교육철학과 장기간의 특정 교육패턴으로 인천교육 전반에 은연중 팽배한 잘못된 관행과 교육상식을 척결할 수 있는 용기와 개혁의지가 얼마나 잠재되어 있는 인물인지 솔직히 궁금하였다. 벌써부터 시중에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숭어가 뛰니까, 보가지도 뛴다’는 속담처럼 교육감 또는 교육위원이 되겠다는 인사들의 하마평이 꽤나 무성하다. 여유로운 것이라고는 오로지 ‘시간’뿐인 필자는 머물고 사는 삼산동 부근에 위치한 북부도서관에서 운영하고 있는 시니어 평생교육프로그램 중 취향에 맞는 콘텐츠(Contents)를 선택하여 듣는 것이 퇴임 후 소일거리 중 하나다. 2009 멋있는 선생님 전문연수회에서 새로 부임한 교육감대행의 교육특강을 듣게 된 것이 결코 우연은 아니다.


직무대행은 어느 조직이건 우두머리인 장(長)의 유고로 잠시 직무를 대신 행하는 것이므로 당사자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전임자의 행정패턴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조용히 지내다가 정식 후임자가 확정되면 자리를 물려주는 자리다. 인천시 교육감 대행은 지방선거가 끝나는 내년 7월까지이다. 어찌 보면 9개월이라는 대행기간은 어떤 혁신적인 교육 사안을 추진하기에는 매우 짧은 자리임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부임한 지 불과 두어 달 만에 너무 오랫동안 들어서 귀에 딱지가 앉은 인천 교육지표와 교육시책을 인천 교육주체들의 대화와 소통을 통해 새롭게 마련하여 제시하였다는데 대하여 새 교육감대행의 용단과 교육열정에 놀라움과 더불어 경의(敬意)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슬기롭고 따듯한 글로벌 인재 기르기’라는 지표는 우선 듣기만 해도 상큼한 맛이 난다. 교육에 대한 개념 정의는 학자들의 성향에 따라 그 해석이 참으로 다양하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 많은 정의를 종합해보면 ‘변화(變化)’로 축약된다. 흐르지 않는 물은 악취가 나고 부패하기 마련이다. 주변의 눈치 보지 않고 인천교육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짧지 않은 동안 노심초사했을 새 교육감대행의 용기 있는 교육행위에 정말 찬사를 보낸다. 아마 인천시민 모두가 쌍수를 들어 환영하고 반길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특강에서 그가 강조한 것처럼 ‘공교육은 공동선(公同善)을 추구하기 위하여 공중(公衆)을 대상으로 공통(共通)의 내용을 공비(公費)로서 국가가 제공하는 교육이 분명하다.


개인의 희망과 소질 발현교육은 기본적으로 사적 영역에 맡기되 동료나 이웃, 국가사회를 배려하는 공동체의식 애국심 등 더불어 살아가는 성숙한 시민정신 배양은 철저히 공교육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논조에 필자는 전적으로 동의하고 지지한다. 또한 이를 위해서 기본과 수월성이 조화된 교육과정 운영과 인프라 교육환경 구축 그리고 자율과 책무에 바탕을 둔 민주적인 지원행정에 힘쓰겠다는 다짐은 필자의 마음을 숙연하게 만든다.


미국의 심장부인 워싱턴 DC에서 거침없는 공교육 개혁으로 미국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는 미셀 리가 자신이 그동안 추진했던 교육개혁을 반추하면서 ‘누구나 행복하게 느낄 수 있는 결론은 없다’고 말한 화두는 우리 모두가 가슴에 두고두고 새겨야 할 명언이라 생각되어 인용한다.


모처럼 인천 교육계에 피어나는 변화의 조짐이 인천교육을 한 단계 도약시켜 육칠십년대와 같은 명문교육의 장(場)으로 인천교육이 다시 우뚝 서길 갈구하면서 새 교육감 대행의 장도에 축복과 더불어 행운이 함께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