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思

2010,밴쿠버 동계올림픽 소회

길전 2010. 3. 3. 01:28

시작정지     어느소녀의 사랑이야기 | 양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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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 이후, 온 국민들에게는 행복과 지긍심을  세계인들에게는 경악과 찬사를 쏟아냈던 2010, 밴쿠버 겨울 올림픽이 아흔 한 번째 맞이하는 3.1절 날, 폐막식을 끝으로 17일간의 대 장정을 마쳤습니다. 미래의 주역이 될 신세대가 늘 불안하고 염려스럽게만 생각하던 나 자신이 부끄럽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무척 기쁩니다.앞으로 넉넉한 시간을 무엇으로 消日해야 할 지 벌써 걱정입니다.

   

쾌속세대’ 그대들이 있어 행복했던 시간

                                                                  김청규/ 인교연혁신포럼대표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요즘처럼 신나고 기뻤던 때가 또 있었던가? 설 이후 눈만 뜨면 나는 TV부터 켰다. 태평양 건너 캐나다 밴쿠버에서 전해오는 태극전사들의 연이은 승전보에 모처럼 삶의 희열을 느꼈다.

 ‘더 높이 더 멀리’라는 기치아래 펼쳐진 밴쿠버올림픽의 화려한 개막식을 보면서 올림픽 대표단이 예상한 메달과 성적을 과연 달성할 수 있을까? 솔직히 의구심이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게 웬 홍복(洪福)인가! 지역적으로나 신체적 조건으로나 아시아인에게는 도저히 넘을 수 없는 벽으로 치부돼 왔던 겨울 스포츠경기에서 세계 최강의 ‘한국’을 알리는 새로운 역사가 전개됐으니 말이다.

우리나라는 1948년 생모리추동계올림픽부터 참가했지만 스피드스케이딩에서 따낸 메달은 1992년 알베르빌대회 남자 1천m에서 은메달 그리고 2006년 토리노 남자 500m에 동메달이 전부다. 하지만 이른바 우리나라 ‘쾌속세대’들은 이번 올림픽을 통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육상경기의 100m와 같은 빙속경기 최단 거리인 남·녀 500m를 석권한데 이어 중거리인 5천m에서 은메달 그리고 빙판의 마라톤인 1만m까지 금메달로 모두 석권해 세계 빙상계를 경악케 했다. 올림픽이 종반에 접어든 26일에는 그 동안 각종 세계 피겨스케이팅에서 발군의 기량으로 주목을 받아오던 김연아 선수가 완벽한 무결점 기량으로 세계 신기록을 작성하며 본인은 물론 온 국민이 함께 소망하던 금메달을 목에 걸어 피겨스케이팅의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그간 역대 올림픽에서 효자종목이던 쇼트트랙뿐만 아니라 유럽과 북미국가들의 독무대였던 롱-트랙 스피드스케이팅 그리고 피켜스케이팅에서까지 상상을 뛰어넘는 선전으로 이제 한국은 겨울 스포츠 최강국으로 군림하게 됐으니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기쁘지 않을 수 없다.

 이제 이순(耳順)을 지나 종심(從心)을 바라보는 나는 광복전에 태어나 볼 것 못볼 것 보면서 궁핍속에서 용케 벼텨왔다. 따라서 먹는 것 입는 것 힘든 줄 모르고 성장한 신세대의 자기중심적 사고와 심약(心弱)해 자기 앞가림 하나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작금의 청소년에 대해 심기가 불편하고 불안한 시선으로 보아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을 통해 기성세대의 이런 시각과 견해가 잘못된 편견이었음을 깨닫게 해주고 계속되는 경제침체로 실의에 젖은 국민에게 ‘불가능은 없다’는 메시지를 전해준 신세대 태극전사들의 쾌거가 정말 장하고 경이스러울 뿐이다. 또 손바닥만한 땅덩어리, 그것도 세계에서 유일하게 남북으로 분단된 ‘한국’이라는 국가가 결코 만만한 나라가 아님을 세계만방에 각인시킨 우리 ‘쾌속 세대’들이 너무 자랑스럽고 고맙다.

 사춘기 시절 오토바이 질주가 좋아 한 때는 연습을 등한시했던 선수, 그러나 ‘취재기자들의 무관심에 오히려 오기가 생겼다’고 망설이지 않고 말하는 패기와 야심에 찬 모태범 선수, 남자 선수들보다 더 힘든 하드 트레이닝을 극복한 방년의 소녀, 그러나 출국하는 날 미니 홈페이지에 ‘엣지 있게, 후회없이 즐겨!’라는 문구와 ‘인생역전’이라는 의지를 달력에 적은 이상화 선수, 쇼트트랙 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했지만 결코 좌절하지 않고 고통을 감내하며 재기에 성공한 무한도전의 선수 이승훈, 그리고 7세 어린시절부터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꿈을 간직하고 피겨의 새 경지를 위해 부단히 노력했고 또한 각종 경기의 화려한 스포라이트에도 전혀 동요없이 경기에 임해 온 국민의 소망을 풀어준 김연아 선수 모두가 대한민국의 영웅이자 애국자다.

 특히 이들은 지금 한창 자라나고 있는 꿈나무들에게 강한 의지와 지성, 역경을 극복하는 끈기있는 사람에게는 항상 성공의 문이 열려 있음을 실증적으로 보여준 산교육의 롤 모델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이들의 영광에는 본인 외에 가족의 헌신적인 뒷받침과 과학적인 트레이닝으로 한국인의 신체적 약점을 체력과 기술로 극복시킨 훌륭한 지도자 그리고 이들에게 본을 보여준 선배들의 정신적 배려도 있다.

 아무튼 이번 겨울 올림픽 쾌거로 국격이 업그레이드 돼 우리가 그토록 바라던 동계올림픽이 강원도 평창에서 개최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