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6.2 지방선거에 즈음하여

길전 2010. 3. 3. 01:36

 '인교연' 회원님들 즐거운 '설'보내셨는지요?  2월 남은 기간은 정년퇴임식에 참석하느라 좀 분주할 같습니다. 2월 초에 기고한 글이 2월16일자 인천신문에 게재되었기 안내합니다. 



 교육명품도시 ‘인천’을 바라는 마음/ 김청규 인교연혁신포럼 대표

 올 ‘설’명절의 최대 화두는 3개월 앞으로 다가온 6·2지방선거였다.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된 첫날인 지난 2일, 시장후보 5명과 시교육감 후보 2명이 등록을 마치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들어갔다는 기사를 보았다.

 이번에 실시되는 선거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유사이래 처음으로 광역 및 기초 단체장과 의회의원 그리고 지방교육의 수장인 교육감과 교육위원을 동시에 뽑는다는 점이다. 즉 유권자 1명이 무려 8명의 지역 일꾼(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광역의원, 기초의원, 기초·광역비례대표, 교육감, 교육위원)을 뽑는 이른바 1인 8기표제 선거다. 한 명의 국가 지도자를 뽑는 대통령선거나 지역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어느 인물이 좋을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가 녹록치 않는데 하물며 한 번에 여덟 번을 기표한다고 생각하니 당혹스럽기도 하고 혹여 평상심을 잃고 아무렇게나 투표해 엉뚱한 결과가 초래되지 않을까, 정말 걱정된다.

 ‘물 열길 속은 알아도, 사람 한 길 속은 모른다’는 속담이 있다. 같은 조직 또는 한 울타리에서 서로 부딪히며 생활해 보지 않으면 사람 됨됨이라든지 성향을 알기 어려운 것이 바로 인간사회다. 인천에서 반 평생을 ‘가르치는 일’에 종사한 필자는 교육감이나 교육위원에 도전장을 내민 인사들을 제외하고는 광역 또는 기초단체장 및 의원 선거에 나선 후보자들의 품성과 프로필에 대해서는 솔직히 생소하다.

 지금껏 그래왔듯 천상 후보자의 홍보용 인쇄물을 살펴보고 ‘장님 코끼리 더듬는 격’으로 투표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를 뒤집어서 말하면 교육감과 교육위원 투표에 처음 참여하는 일반 시민들도 이런 식으로 투표하지 않을까 유추된다. 그 동안 과도기적으로 실시된 몇 몇 시·도교육감 주민 직선제에서 드러난 양상을 보더라도 교육감 선거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과 이해도가 낮을뿐만 아니라 선거도 특정 정파 또는 보·혁 간 이전투구(泥田鬪狗)양상으로 비쳐졌던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이번 지방선거도 혹여 ‘좋은 씨앗 고르려다 뉘 고르는 격’이 되지 않을까 저윽이 염려된다.

 교육이 잘 돼야 나라가 발전하고 부강해진다는 이야기는 자주 들어 진부하다. 그러나 미국을 위시해 서구 선진국은 물론 일본, 중국 등 모든 국가들은 다가오는 지식 정보화사회의 무한경쟁체제에서 질 높은 삶을 살아가기 위해 교육혁신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일례로 이웃 일본은 공립학에서 추진하던 여유교육(일명: 유도리교육)을 접고 단련교육과정으로 바꾸었고 미국 오바마 행정부  는 성적 올린 학교에 예산을 더 배분하는 이른바 인센티브 중심으로 교육정책을 전환하고 있다는 소식은 타 시·도에 비해 명문대 입시상황이 별로 좋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는 인천교육행정 담당자들에게 좋은 시사가 아닐 수 없다.

 교육감이라는 위치는 21세기 글로벌 무한 경쟁사회에서 세계 주역이 될 후대들의 행복한 홀로서기를 책임지는 막중한 자리다. 더욱이 세계의 비즈니스 첨단도시를 지향하는 인천으로서 학력낙후라는 작금의 부끄러운 딱지를 떼어버리기 위해서는 이번 선거에 임하는 인천 시민들의 각오가 각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인천교육을 이끌어갈 교육수장의 자질은 우선 정직하고 성실하며 책임감이 강한 깨끗한 도덕성이 기본이다. 또 뚜렷한 민족적 정체성과 역사적 사명의식으로 인천교육을 위해 자기 몸을 희생할 각오가 있어야 한다. 이에 더해 미래의 이 나라 주역 될 학생들에게는 꿈·슬기를 일깨워 주고 일선학교 교사들에게는 가르치는 일에 대한 긍지와 보람을 갖도록 조장해야 하며 학부모들에게는 짓눌린 사교육으로부터 해방돼 학교교육만으로도 자녀의 진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구체적이고도 실현가능한 비전을 갖춘 인물이어야 한다.

 교육은 누가 뭐라 해도 우리 후대들의 미래 행복한 홀로서기를 위한 하나의 학습과정이다. 오로지 학생들을 위해 주변의 시선에 조금도 동요하지 않고 교육혁신에 혼신의 힘을 쏟고 있는 미국 워싱턴DC의 교육감 미셸 리같은 참신하고 저돌적인 인물이 나타나 내 고장 인천을 세계 명품교육도시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켜주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