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월이면 강원도 화천은 관광객으로 붐빈다. 주말에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산천어축제 때문이다. 축제기간 화천에는 주민 2만4000여 명의 40배가 넘는 10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다.
관광객은 지름 15㎝ 정도 크기의 얼음 구멍을 통해 산천어 낚시를 한다. 허리를 잔뜩 구부리거나 얼음판 위에 엎드려 구멍 속을 들여다보며 산천어를 낚는다. 관광객은 또 반바지와 셔츠 차림으로 낚시터 인근 얼음 풀(pool)에도 뛰어든다. 맨손으로 산천어를 잡기 위해서다.

산천어 잡이뿐 아니다. 축제장에서는 봅슬레이, 얼음 및 눈썰매, 스케이트 등 겨울에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놀이를 할 수 있다. 중국 하얼빈 빙등제 관계자가 만든 거대한 얼음조각 등 볼거리도 풍성하다.
저렴하게 남녀노소 누구나 가족 동반으로 즐길 수 있어 2003년 첫해 22만 명을 시작으로 산천어축제 관광객은 4년 만인 2006년 100만 명을 돌파했다.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체험료 등 행사 프로그램 수입만 21억원에 달하는 등 경제적 파급 효과가 1164억원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강원발전연구원)가 지난해 발표됐다.
이런 산천어축제가 올해는 시련을 겪었다. 전국적으로 번진 구제역을 비켜가지 못했다. 화천군에도 구제역이 발생하자 화천군은 고심 끝에 축제를 취소했다. 외식업중앙회 화천군지부 박남철(63) 지부장은 “축제기간 식당 매출이 연간 매출의 30% 정도인데 올해 초에는 축제를 열지 못해 주민이 크게 상심했었다”며 “내년에는 다시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축제 준비는 이미 시작됐다. 축제장인 화천천 물막이 공사가 진행 중이고, 선등거리 조성을 위한 산천어등(燈) 걸기 작업도 진행됐다. 2만4000여 개의 산천어등이 걸리는 선등거리는 10일 불을 밝힌다.
산천어축제는 이제 세계적으로도 유명해지고 있다. 미국 CNN 인터넷판에 ‘겨울의 7대 불가사의’로 꼽혔다. 화천군 나라축제조직위원회에 따르면 CNN 인터넷판은 지난 1일 여행 섹션에 산천어축제를 ‘겨울의 7대 불가사의(7 wonders of winter)’ 가운데 여섯 번째로 소개했다. CNN 인터넷판은 세계적 여행 안내서인 론리 플래닛(Lonely Planet)의 자료를 인용해 ‘한국의 얼음축제(Korea’s ice festival)’란 제목의 기사에서 ‘1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두꺼운 옷을 입고 얼음판에서 얼음 구멍을 통해 산천어 낚시에 빠진 모습과 얼음물에 뛰어들어 맨손으로 산천어를 잡는 것을 소개했다. 나라축제조직위원회 오세연 기획홍보팀장은 “CNN과 론리 플래닛의 보도로 외국 여행객을 산천어축제에 유치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산천어축제는 내년 1월 7일부터 29일까지 열린다.
*추기: 중알일보 2011.12.05 일자에서 옮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