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思

[스크랩] M교장님 퇴임식에 다녀와서

길전 2012. 8. 27.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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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의 무게를 느끼며


 올여름은 정말 날씨가 이상하다. 살인적인 폭염과 열대야 현상도 길지만  오랜 가뭄 끝에 쏟아진 집중 호우로 말미암아 특히 태안반도를 중심으로 한 서해안 지방에 물난리를 초래하였다.

 계속되는 비에 파종한 김장용 무우가 제대로 성장할 것인지 걱정되어 서운동 농장에 나와 있는데, 핸드폰 신호음이 들린다.


 “M입니다. 교장선생님 별고 없으시죠?”

 “몸이 좋지 않아 보름정도 병원에 있다 퇴원한 지 며칠 안되요”

 “어머나 그런 줄도 모르고, 아무튼 자주 안부 여쭙지 못해 미안해요”

 “그래요, 그런데 어인 일로, 참 M교장님 정년퇴임 할 때 되지 않았어    요?”

 “그러찮아도 그 일로 전화 드렸습니다.”

 “암 당연히 참석해서 축하해드려야지요”

 “ 그럼 그 날 뵙도록 하겠습니다.”


 시간은 흘러가는 구름과 같다더니, 내가 교직과 공식적인 () 을 끊은 지 꼭 6년이 된다. 내가 마지막으로 근무하던 B 학교는 2005년 말 그야말로 홍복이 터졌다. 학교평가, 독서교육, 과학교육, 정보화교육. 평생교육, 보건교육 등 물경 6개분야에서 인천관내 최우수학교로 선정되었던 것이다.

 아마 인천교육청 개청 이래 한 학교에서 이렇게 상을 몽땅 수상한 사례가 흔치 않으리라 생각된다. 여기에는 ‘좋은 학교 만들기’ 라는 학교장의 비전 제시도 있었겠지만, 무엇보다도 M교감을 비롯한 전교직원의 단합된 노력의 결정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나는 지연 학연 등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지만, M교감을 혈육못지 않게 아끼고 존중한다. 내가 상대방을 좋아하면 상대방도 나를 좋아하게 마련이다. 그래서 인간관계란 짝사랑이 존재할 수 없음이 나의 평소 지론이다. 즉 일반 통행이 아닌 쌍 방향 관계를 이룬다.


 부평역전에 있는 채원뷔페는 주말이면 웨딩문화로 발 디딜 틈이 없는 인천에서 가장 복잡한 곳이다. 하지만 M교장 퇴임식이 학교 자체행사로  내빈을 많이 초빙하지 않고 또 평일 저녁 늦은 시간 때문인지 분위기가 한결 고즉넉하다. 하객 중에는 몇몇 낯익은 얼굴들도 보인다.

 초등학교 5, 6학년 쯤 되어 보이는 여아가 한복을 곱게 받쳐 입고 가족석에 다소곳이 앉아있다.


 “혹여 부마 어리이집에 다녔던 손주가 누구인지...”

  큰 며누리가 일어나 공손히 허리를 굽히며,

 “송이야 인사드려야지, 너 어렸을 때, 교장선생님이시다.”

 “그 때 할아버지 손에 이끌려 오던 그 애, 맞아요”

 “예, 올 해 10살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5학년이고요”

 할아버지를 닮아서인지 키가 크고 얼굴도 곱상하게 예쁘다.

 ‘갖 난 애 같았던 M손녀가 저만큼 성장했으니 그럼 난 얼마나 쪼그라 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것이 우주의 조화이고 하늘의 뜻인 것을 어쩌랴


 축사 기회가 주어져서 M교장에 대한 덕담을 짧게 하였다.

 ‘M교장님, 벌써 저를 따라 퇴임이시라니 정말 아쉽고 세월이 무상함을 느낍니다. 하지만 저처럼 3 () 소리 듣지마시고 재미나게 사십시요.

뭐니뭐니 해도 노후에는 健康 (건강)夫婦愛 (부부애) 가 최고 덕목입니다.

 우선 매일 건강 챙기시고, 틈틈이 사모님과 세계견문 넓히시면서 알콩 달콩 행복하게 사시기를 당부드립니다. 행복하세요

                                                                                   2012. 8.24(금)

출처 : 부평시니어기자단
글쓴이 : 기자 김청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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