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달팽이가 느려도 늦지 않다./ 정목 스님
어제는 청명· 한식 ·식목일이 겹친 날입니다. 영상 20도을 웃도는 쾌청한 봄날씨를 보이더니 대지를 촉촉히 적시는 단비가 밤부터 내리더니 오늘 온종일 뿌립니다. 일요일인 내일은 비가 그치지만 강풍이 불고 수은주가 또 곤두박칠 것이라는 일기예보입니다.
점심을 먹고 운동도 할겸 2주에 걸쳐 겨우 완독한 책을 반납하기 위해 우산을 받쳐들고 갈산 도서관으로 갔습니다.
세번째 방문입니다. 안내 창구에 앉은 사서가 밝은 미소로 맞이합니다. 전 번 방문했을 때 촬영한 사진으로홍보기사(부평시니어기자단 카페 2013.3. 27일자)를 올렸다고 말하니 이미 보았다고 하면서 '어른신께서는 어쩜 그런 좋은 재주를 갖고 계시냐?' 고 부러워 하는 말이 듣기 싫지 않습니다. 책을 반납하고 서울대 김난도교수의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 는 책이 있느냐고 했더니 컴퓨터 검색을 하더니 다른 분이 빌려갔단다. 결국 정목 스님의 '달팽이가 느려도 늦지않다' 외 1권을 빌렸습니다.
달팽이가 느려도 늦지 않다/정목 스님
정목스님은 현재 서울 인왕산 자락에 있는 작은 암자에 기거하면서 한 알의 사과를 식사로 대신하고, 저녁이면 양배추와 씀바귀 같은 채식의 식단으로 하루를 마감하며 명상과 마음공부에 전념하고 있는 스님이다.
천주교의 수녀님, 원불교의 교무님 등 세 종교의 여성 성직자들로 구성된 삼소회를 만들기도 했던 스님은 2007년 세상에 널리 명상을 전파하기위해 인터넷 방송유나(una.or.kr)를 세상에 내놓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그 중 가장 애정을 쏟는 일은 만 15년째, 서울대병원, 동국대병원과 함께하는 아픈 어린이 돕기 운동 '작은사랑' 을 몸소 실천하여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고 있다.
달팽이가 느려도
늦지 않다
다친 달팽이를 보거든 섣불리 도우려고 나서지 말라
스스로 궁지에서 벗어날 것이다.
성급한 도움이 그를 화나게 하거나
그를 다치게 할 수 있다.
하늘의 여러 별자리 가운데서
제자리를 벗어난 별을 보거든 별에게
충고하지 말고 참아라
별에게 그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라
더 빨리 흐르라고 강물의 등을 더밀지 말라
강물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정목스님은 위 글을 프랑스 시인이자 영화 감독인 장 루슬로의 시라고 소개하면서 다음과 같은 덧글을 붙여 설명하고 있습니다.달팽이의 속도가 인간의 눈으로 보면 참으로 더디고 답답해 보이지만 우주의 속도에서는 그것이 지극히 합당한 속도입니다. 모두 빠르게, 빠르게 움직이는 세상에서 느릿느릿 걸음을 떼는 사람은 도태되기 십상이라고 우리는 믿습니다. 빠르게, 빠르게, 그리고 돈을 많게, 많게, 명예는 더 높게, 더 높게, 하고 원하지만 실제로 그것은 행복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일이지요. 그렇게 달리고 그렇게 모으다가 제대로 한 번 써보지도 못하거나 제대로 한번 높은 자리에서 세상을 위해 뜻을 펴보지도 못한 채 삶을 마치는 것이 인생이라고 정목스님은 이 책에서 깨우친다.
강물이 느리게 흐른다고 강물의 등을 떠밀지 마십시오
엑셀러레이터도 없는 강물이
어찌 빠리 가라 한다고 속력을 낼 수 있습니까,
달팽이가 느리다고 달팽이를 채찍질 하지 마십시오
우리가 행복이라고 믿는 것은 많은 경우
행복이 아니라 어리석은 욕심일 때가 대부분입니다.
우주의 시계에서
달팽이는 느려도 결코 늦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