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독서)

[스크랩] 잃어버린 여행가방/박완서

길전 2013. 9. 22. 12:12

"잃어버린 여행가방"

지난 주 뜬금없이 외손주가 보고싶어 동탄 사는 딸네 집에 예고도 없이 갔다. 새벽 서너시경 잠에서 깨어 딸네 서가에서 뭔가 읽을거리를 찾았다. 마침 '잃어버린 여행기방'(박완서,저)이 눈에 띈다. 외국 여행 경험이 많지는 않지만, 여행후기를 남긴 것이 10여 편에 이른다. 언젠가는 세상에 내보이려고 마음먹고 있다. 그래서 박완서 작가의 여행이야기가 더욱 궁금했다. 딸네집에서  미처 다 읽지를 못하여 집에 가지고 와서 오늘에야 비로서 읽기를 마쳤다. 컨텐츠는 모두 4부로 이 중 1부는 국내여행 나머지 3부는 국외여행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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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 최고의 작가 박완서의 여행이야기

작가의 변

 

매월 1일이면 독일의 루프트한자 항공사에서는 여행긱들이 분실하고 찾아가지 않는 여행가방을 공개적으로 경매에 부친다고 한다. 그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모른다는 게 호기심을 자극하지만 굉장한 귀중품이 들어 잇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일단 낙찰이 되면 가방은 즉시 관중들 앞에서 개봉되어 그 내용물이 만천하에 공개된다. 낙찰자나  구경꾼이나 같이 낄낄대며 즐거워히는 광경이 눈에 선하다. 나도 여행가방을 잃어버린 적이 있다. 그때 잃어버린 여행가방은 영영 돌아오지 않았다. 만일 누가 그 가방을 연다면 더러운 속옷과 양말이 꾸역꾸역, 마치죽은 짐승의 내장처럼 냄새를 풍기며 쏟아져 나올 것이다. 루프트한자 항공이 아니였으니 경매에 부쳐 개봉하지는 않았지만 만일 겉모양만 보고괜찮은 게 들은줄 알고 슬쩍 빼돌린 속 검은 사람이 개봉을 했다고 해도 창피하긴 마찬가지다. 속 검은 사람앞에서일수록 반듯한 내용물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러나 내가 정말로두려워해야 할 것은 이 육신이란 여행가방 안에 깃들였던  내 영혼을, 절대로 기만할 수 없는 엄정한 시선, 숨을 곳 없는 밝음 앞에 드러내는 순간이 아닐까.   

 

박완서 작가/프로필

1931년 경기도 개풍에서 태어났다. 서울대 국문과에 입학하였으나  한국전쟁으로 학업을 중단하였다. 1970년 『여성동아』장편소설 공모에『나목』이 당선되어작품활동을 시작하였다. 소설집『엄마의 말뚝』『꽃을 찾아서』『저문 날의 삽화』『너무도 쓸쓸한 당신』장편소설『휘청거리는 오후』『서 있는 여자』『그 해 겨울은 따뜻했네』『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미망』『그 많은 상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그 산이 정말 거기에 있었을까』『아주 오래된 농담』『그 남자네 집』동화집 『부숭이의 땅힘』『보시니 참 좋았다』산문집『꼴찌에게 보내는 갈채』『여자와 남자가 있는 풍경』『살아있는 날의소망』『나는 왜 작은 일에만분개하는가』『두부』등이 있다.

 한국문학작가상(1960), 이상문학상(1981), 대한민국문학상(1990), 이산문학상(1991), 현대문학상(1993), 동인문학상(1994), 대산문학상(1997), 만해문학상(1999)등을 수상하였다.

출처 : 부평시니어기자단
글쓴이 : 기자 김청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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