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병신(丙申)년 원단(元旦)에...
병신(丙申)년 원단(元旦)에...
다사다난했던 2015년 을미(乙未)년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2016년 병신(丙申)년 새해를 맞이했다. 새 해(年)를 맞이했다고 해서 실상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60초가 모여 1분이 되고 60분이 모여 1시간, 1시간이 모여 하루 24시간 그리고 24시간인 하루가 365일(또는 366일)이 차곡차곡 쌓여 1년이라는 시간의 단위만 바꿔졌을 뿐이다. 하지만 해가 바뀌면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무슨 큰 수(數)가 생길 것처럼 좋아한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이맘때가 되면 연하 카-드를 진열한 문방구는 고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하지만 요즈음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들리는 ‘카-톡’ 소리로 짜증이 날 정도다. 문명의 이기(利器)인 스마트 폰이 대중화된 디지털 시대라고 해서 무조건 좋아할 일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그래서 어느 혹자(或者)가 말한 ‘세상에 최고선(最高善)은 존재하지 않는다 ’ 는 의미를 다시 한 번 곱씹게 된다.
천간(天干:하늘) 열(10)자와 지지(地支:땅) 열 두자(12)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60갑자 중 병신(丙申)년은 33번째에 해당된다고 한다. 또한 10천간(天干) 중 병(丙)은 '불'로 붉은 색을 12(地支) 중 신(申)은 원숭이를 말하는 것으로 그래서 2016년 새해는 ‘붉은 원숭이’ 해라고 말한다. 사람의 형체와 가장 흡사한 원숭이는 재능이 뛰어나고 지혜가 출중한 동물이다. 언젠가 TV화면에서 원숭이가 호랑이를 약 올리는 장면을 시청한 적이 있다. 그러나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다’는 속설이 있다. 약사 빠르고 잽싸게 행동하나 때로는 진득하지 못해 실수도 한다는 말일게다.
필자는 원숭이 띠인 갑신 생(1944년)이다. 따라서 원숭이의 급한 성향을 닮은 탓인지 일단 일을 저질러 놓고 나중에 뒤 수습하느라 무척 애를 먹는다. 그래서 항상 조심하지만 타고난 성향이 그런 걸 어찌 하겠는가!
60년마다 반복되는 병신년에는 역사상 과연 어떤 사실(史實)들이 있었는지 궁금하여 인터넷 지식 창을 검색하여 보았다. 삼국시대 고구려 19대 광개토대왕의 백제 침공, 고려 태조(왕건)의 후삼국 통일, 고려 23대 고종 때의 대몽항쟁, 그리고 조선 26대 고종 때의 아관파천 등 국운을 좌우할 만한 큰 사건들이 많이 있었다. 하지만 국보 제32호인 팔만대장경이라는 불후의 문화재를 만들기 시작한 것이 바로 병신년(1236년)이라는 데서 큰 위안을 받는다.
이미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지난 해 을미년부터 우리나라 경제가 어렵다고 한다. 또 올해에는 20대 총선도 있다. 하지만 정치권은 눈앞에 다가온 총선을 위한 선거구 조정마저 합의를 보지 못하고 있다. 솔직히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울화가 치민다. 새 해 병신년에는 원숭이의 재주와 지혜를 빌려 국가의 안위와 민생을 챙길 수 있는 익자삼우(益者三友) 같은 선량들을 선택해야 할 막중한 책무가 우리에게 주어져 있다.
새해를 맞아 각자 바라는 소원과 희망사항은 다르겠지만, 우리 국민 다수가 즐겁고 행복해 하는 병신년 한 해가 되길 간곡한 심정으로 기원하면서 글을 맺는다.
*추기: 이 글은 인터넷신문 인천in.com ( 2016. 1. 4일자)시민뉴스에 기고한 글임/크리스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