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思

[스크랩] 아파트입주자 첫 대표회의 참석 所懷

길전 2016. 1. 18.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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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입주자 첫 대표회의 참석 所懷



 생후, 머리털 나고 고희(古稀)를 넘긴 늦깍이가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에 처음 참석하였습니다. 퇴임 전 학교운영위원회를 진행하던 기억이 새록새록 되살아납니다. 오후 2시 30부터 시작한 1차 정기 입주자 대표회의가 6시가 넘어서야 겨우 끝을 냈습니다. 안건은  ‘12월 관리비 부과내역 서 심의’를 비롯한 총 5건이었습니다.


 입주자 대표(6명)들은 한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새내기 입주자 대표들입니다. 하지만 하나같이 우리 엠코타운 아파트 주민들의 생각을 대변한다는 생각으로 안건 하나하나를 신중하게 다루는 열정에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아파트운영 전반에 관한 전문적인 식견에 또 한 번 놀랐습니다. 불가에서는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고 하는 말이 있습니다. 앞으로 살기 좋은 아파트를 꾸미기 위해 2년여 사심 없이 함께 의논하면서 우의를 돈독히 할 지인들과 연(緣)을 맺게 되어 정말 기쁘고 행복합니다.


 우리나라 굴지의 기업 현대자동차 엠코(주)에서 첫 시공한 엠코타운 아파트에서 생활한지가 어언 9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이 곳 엠코아파트에 오기 전에는 직장(학교)이 있는 산곡동 H아파트에서 생활하였습니다.
 아파트가 부평구와 서구의 경계를 가르는 원적산 자락에 위치한 탓에 철따라 바뀌는 풍광이 백두대간 심심계곡 못지않습니다. 또한 공기 하나는  정말 자랑할 만한 깨끗한 지역입니다. 하지만 세상만사가 어찌 좋기만 하겠습니까! 장점이 있으면 결점도 있게 마련입니다.


 우선 아파트 규모가 작다보니(168세대) 편의점 하나 없는 것이 큰 흠입니다. 안식구는 두 마장 떨어진 L 쇼핑몰에서 생활용품을 사들고 오는 날이면 팔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눈을 흘깁니다. 또 하나 33평 아파트임에도 화장실이 하나밖에 없어 가족들이 늘 불편을 감수해야 합니다. 이밖에도 아파트단지 출입로가 좁아 러시아워 때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가 많습니다.


하루는 외출하고 귀가하자 안식구가 뜬금없이 신규아파트 분양 홍보자료를 내밉니다. “여보, 나 오늘 삼산택지에 새로 짓는 아파트 분양 사무실에 다녀왔어요. 이제 아이들도 출가하면 식구도 늘어 날 텐데, 조금 넓은 집으로 옮겨 봅시다.”
우리나라 대그룹 중에 하나인 현대자동차 그룹의 엠-코(주)에서 처음 짓는 아파트라는 말에 귀가 솔깃했습니다. 더욱이 적금 식으로 붓고 있는 청약통장까지 있다니 굿이 머뭇거릴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 곧바로 입주계약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공사기간 1년을 기다려 입주한 것이 바로 9년 전 2007년 8월 21일입니다.


 그동안 입주자 대표 선정을 위한 투표가 네 번에 걸쳐 있었지만 전혀 관심을 갖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12월 초, 제 5기 입주자 대표 모집 공고문이 아파트 승강기 안에 붙었습니다. 관리규약이 바꿔 기존 입주자 대표들은 모두 물러난다는 이야기가 돌았습니다. 하지만 내가 몸담고 있는 동(棟)은 후보 마감 직전까지도 등록한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관리소장 이야기에 그 자리에서 동 대표 후보 등록서를 작성하였습니다.


 이 왕 뒤늦은 나이에 스스로 입주자대표가 된 이상 주민들에게 한 점 부끄럼 없도록 관리규약에 명시된 책무를 다하여 부평에서 가장 살기 좋은 아파트가 되는데 노력하리라 다짐해봅니다.(끝)


               엠코아파트 해마루공원에 있는 생태연못  

출처 : 경인두리회
글쓴이 : 김청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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