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사자성어 군주민수(君舟民水)의 의미를 새기며...
사자성어 군주민수(君舟民水)의 의미를 새기며...
새 해를 맞아 3일째 되는 어제(2017.1.3), 일전에 ' 야 이게 나라냐!‘ 하고 흥분하던 고교 동기를 만나 원적산 둘레길을 걸었다. 한동안 철마산(鐵馬山)으로 불려지다가 근자에 본래 우리 이름을 찾은 원적산(元積山·園寂山)은 조선 성종 때 지리서인 동국여지승람에 「부평부 남쪽 15리에 있으며, 남북으로 길게 뻗어서 북쪽은 안하지고개에서 천마산에 이어지고 남쪽은 장고개에서 거봉산에 이어지고 있다」고 씌어있다.(부평사 연구,조기준 저, 참조)
10년 전만 해도 이 산 남녁에 위치한 아파트에 거주하던 나는 아침 저녁으로 틈만 나면 원적산 둘레길을 즐겨 찾던 메니아였다. 하지만 현재 거주하는 삼산현대 아파트로 이주하면서부터는 일년에 한 두번 찾아보곤 한다.
현재는 부평구 계양구 서구를 경계로 하고 있으며 산 정상(165M)에 오르면 서북쪽으로는 청라 신도시는 물론 송도 신도시와 인천대교, 그리고 동남쪽으로는 저 멀리 관악산을 비롯하여 서울 북한산 서쪽에 있는 건물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한시간 남짓 산행을 하고 내려오다가 청천동 입구에서 칼국수집이 눈에 띄었다. 하루 세끼 중 한끼는 분식을 해야 속이 편한 나는 친구의 동의를 얻어 음식점 2층으로 올라갔다. 홀에 들어선 순간 눈이 휘둥그러졌다. 손으로 직접 쓴 글들이 홀 벽면 여기저기 붙어잇다. 궁금하면 참지 못하는 나는 안내하는 아주머니에게 여쭤보았다.
" 아주머니가 주인 사장이십니까?"
" 저는 일하는 사람인데, 왜요?"
" 이 글 누가 쓴 것입니까?"
" 우리 사장님이 손수 쓴 것입니다"
" 그래요 대단하십니다. 혹시 사장님 전에 뭐 하신 분인지?"
" 참 궁금한 것도 많으시네요!"
이 때 친구가 '이 친구 도 학교 선생이었다' 고 말하려는 것을 입막음 했다.
" 학교 선생님 했다고 하던대요"
분명코, 이 집 사장 심신이 무척 착하고 고운 사람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친구와 둘이서 매운 칼국수를 안주 삼아 빨간소주 2병을 마셨다. 식후 커피를 마시면서 홀 벽에 붙어있는 글들을 휴대한 디-카에 담았다. 그 중 버팀-목」(물건을 쓸어지지 않게 버디어 놓는 나무를 일컫는 순수 우리말)이라는 글이 제일 마음에 와 닿는다.
글을 읽어가던 중 나도 모르게 갑자기 마음이 시큰해진다. 2016년 대학교수들이 선정했다는 사자성어가 군주민수(君舟民水:'물은 배를 띄우지만, 때로는 배를 침몰시킨다")의 의미를 새삼 곱씹어 본다. 하루빨리 내가 몸담고 사는 국가 대한민국 시국이 안정되기를 바라면서 친구와 또 만날 것을 기약하고 귀가하였다.
***크리스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