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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살만한 가치가 있는 이웃'

길전 2019. 6. 18. 14:56

 "아직은 살만한 가치가 있는 이웃'

 


   '궁(窮) 즉 통(通)' 은 평소 글을 쓸 때,  인용하는 사자성어다. 물질적· 인적 배경도 없는 내가 40년 이상 몸담았던

  직장생활을 하면서 가슴에 진하게 새겨온 좌우명이다. 내가 정년을 맞이하여  퇴임 후, 새 보금자리를 마련하여

  이주한 곳이 바로 부평구 장제로 천대고가 옆 엠코타운이다. 입주시에는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이른바 현대자동

  차  사주가 우리나라 최초로 지은 삼산현대 엠-코타운 아파트이다. 



  삼산동은 본래 구한말 부내면 서면 후정리와 영성뫼라는 자연부락이 있던 마을로서 고려초 개국공신 신숭겸의 자손

  들의 집성촌이다. 또한 부평구에서 해마다 개최되는 부평풍물축제의 백미인 두레놀이의 발상지이기도 하다. 이 지역

  에 돌무더기와 잡쓰레기들로 뒤덮여 주민들로부터 혐오감을 갖게 하는 공터가 있었다.


   이를 삼산종합사회복지관(고성란 관장)에서는 부평구청과 연계, LH와 무상임대계약을 신청하여 가족 나눔 텃밭 운

  영하고 있는지가 어언 4년째이다. 서운동 친구농장에서 하던 소일거리가 끊어져 전전하던 끝에 이 곳 '나눔텃

  밭 「삼산누리팜」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다.



 결벽증 비슷한 성격의 소유자인 나는 '매사를 적당히 넘기지 못한다. 무언가 할 바에는 제대로 하지 않으면 잠이

  오질 않는다. 하지만 과욕불급이라 했던가!  4,5년 전 쯤 허리협착증이 생겨 한달동안 입원치료를 받은 적이 있었다.

   작물가꾸기는 ①적당한 온도 ②수분(물) ③거름과 방제가 필수요소다. 무엇보다도 무거운 물통을 나르다 보면 약

   한 허리가 견디지 못하고 허리에 이상이 생긴다. 요즘 또 허리협착증이 재발되어 1주일 째 치료를 받고 있다.  



   몸은 불편하지만 오늘 점심시간에  마을 어르신을 초대한 잎채소 먹거리 나눔행사에 참여했다가 . 삼산누리팜 텃밭

  에 들렸다. 연이은 여름 가믐에도 불구하고 텃밭의 작물이 풍성하다. 그리고 3개의 20리터  물통에는 물이 가득 들어

  있다. 텃밭을 가꾸는 이웃들이  '내가 몸이 안 좋다' 는 사실을 알고 물도 주고 잡초도 뽑아줬다는 이야기를 듣는 순

  간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요즘 세태가 위·아래도 몰라보는 각박한 세태라고 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살만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에 정말 기쁘고

  또 신이 난다. 누가 뭐라고 해도 젊은 세대들의 생각이 깊고 올곧다.  허리 통증 완치되면 불원간 저녁이라도 함께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붕 뜬 기분으로 귀가하였다. 이웃이 정말 고맙고 행복하다. ***크리스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