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동탄 이야기

용화사에서의 두 번째 공양

길전 2020. 12. 13. 19:55

오늘은 낮의 길이가 일년 중 가장 길다는 하지(夏至)이자, 음력 5월 초하루이다. 딸네 살림 돌봄이로 팔을 걷어붙힌 안식구가 모처럼 절에 간다기에 차로 용화사까지 데려다주었다. 집을 나설 때는 안식구 예불 참석 동안은 용화사 뒤에 있는 약수터에나 다녀 오겠다는 생각이었으나 막상 절에 도착하니 생각이 달라졌다. 안식구를 따라 대웅전 불당에 들어갔다. 절에는 자주 갔지만 예불에 참여하기는 세상에 태어나 처음인듯 싶다. 학교 교실 크기만한 불당 안에는 서너 분의 스님과 더불어 · 사십명 가량의 보살들이 앉아있거나 부처님을 향해 예를 표하는 모습들이 보인다.

 

 

현재 나는 특별히 믿는 종교가 없다. 하지만 40대 초, 1년여 어머니께서 몸담으셨던 동네 감리교회에 나갔었다. 그러나 어머님께서 소천하신 후부터는 교회 나가는 것이 한동안 뜸하다가 결국은 서구관내 석남동으로 이주하면서 아예 끊었다. 맞벌이 직장생활로 힘들어 하는 안식구가 원인이지만 실은 내가 신앙생활을 통해 내세의 구원이나 또는 살아가면서 어떤 도움을 받을 필요를 크게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거짓없는 실토이다. 교회입장에서 보면 세례명까지 받고 교회에 나가지 않으니 나는 이단자가 아닐 수 없다.

 

 

안식구 옆에 앉은 나는 안식구가 건네주는 책을 받아 펼쳐보았다. 순 한글로 적혀있는 큰 글씨가 보기에는 불편하지 않았으나 인도 힌두교어 계통의 문자라 생각되는 글자로 적혀있는 불경 말씀? 인지라 의미를 전혀 알 수가 없어 답답하다. 그래도 예불에 참석한 모든 이들은 목탁 소리에 맞춰 불경을 잘도 낭송한다. 때로는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을 향해 큰 절을 연거퍼 한다. 허리가 좋지 않은 나는 처음에는 함께 따라서 하다가 나중에는 송구스럽기는 하지만 그냥 자리에 앉아 있거나 서있기만 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말처럼 정성 없이는 신앙생활 하기도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주지스님의 말씀을 끝으로 2시간 여의 예불의식을 마치고 자리를 옮겨 공양을 받았다. 용화사에서의 두 번째 공양(供養) 즉 점심 메뉴는 카레밥에 시루떡과 바나나다. 난 생 처음 뒤늦게 체험한 사실을 銘心日記錄에 남긴다. ***크리스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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