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제부도 바닷물에 손을 담그다.

길전 2020. 12. 13. 20:09

 

 

 

세상사 '하나 얻는 것이 있으면, 하나 잃는 것' 도 있게 마련인가 보다. 정년퇴임 후, 뒤늦게 농사체험을 시작 하면서 일석삼조( 一石三鳥)를 했다. 첫째 건강 관리 둘째, 몸소 가꾼 싱싱한 푸성귀 먹기, 세번째 '주말 텃밭 가꾸기' 라는 소재의 글을 투고(부평구청)하여 수상도 하였다. 그런데 잃은 것도 있으니 말이다.

 

전혀 생각지도 않은 척추협칙증으로 그것도 두 번씩이나 병상생활을 했다. 이뿐이 아니다 맨손으로 흙을 만진 때문인지 손바닥에 백선현상이 생겨 무척 신경이 쓰인다. 항진군제를 구입하여 발라보지만 잘 듣지를 않는다. 그래서 어제는 바다 짠물에 담그면 혹여 치료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바람도 쐴 겸, 화성시 서쪽 끝에 붙어있는 제부도 바닷가를 찾았다.

 

 

집안청소을 끝내고 10시 반경, 몸담고 있는 신동탄 아파트를 출발하였다. 제부도는 하루에 두 번씩 소위 바다길 모세현상이 생기는 이름난 명소이다. 바닷길 출입장에 도착하니 정오 12시이다. 화성시 관광안내 책자에서 본 '우리나라에서 4번째로 넓은 지역(市)' 이라는 글이 '정말이구나' 하는 확신이 든다. 인천 부평에서 강화도 해수욕장 가는 코스보다 더 지루하고 시간도 배 이상 걸리는 것 같다.

 

 

교단교사시절 현장연구 논문 작성하느라, 개학이 임박한 늦은 여름에 왔었던 기억이 반추된다. 지금은 40대 성인이 된 두 아이가 "아빠! 추워서 물에 못 들어 가겠어요" 하는 목소리가 환청으로 들려오는듯 하다. 지금 제부도는 상전벽해(桑田碧海) 라는 표현이 적절할 것 같다. 펜션과 작은 호텔 그리고 상점으로 해변가가 빼곡히 들어찼다. 앞으로는 '케이블 카' 가 설치될 예정이라고 합석한 동생 남편 친구가 말문을 연다.

 


 

영일횟집이라는 간판이 붙은 음식점에서 오랜만에 동생 가족과 함께 점심식사를 하였다. 조개탕이 담긴 찌그러진 양은냄비가 70년대 후반, 송현동 J 학교 근무시 자주 들렸던 선술집 모습이 생각난다. 차 운전 때문에 반주는 캔콜라지만 해변가에서 모처럼 먹어보는 해물 칼국수가 입에 달라분다. 식사후 자리를 옮겨 모래 해수욕장에서 1시간 가량 바닷물에 손과 발을 담갔다. 오늘 따라 날씨가 좋아서일까! 젊은 가족단위의 바캉스를 즐기는 모습들이 너무나 정겹게 시야에 들어온다. 바다 길이 다시 뚫린 오후 5시가 지나서야 귀가하였다.

***크리스탈 명심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