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독서)

현직교사의 교단수필

길전 2020. 12. 13. 20:42

'노후가 유복하려면 3가지는 갖춰야 한다'는 칼럼을 읽은 적이 있다. 첫째는 '건강' 이다. 지금은 고인이 되었지만 한 때 건강강좌로 TV 화면에 자주 등장했던 모 인사는 '돈을 잃으면 조금 잃는 것이고, 명예를 잃으면 절반을 잃는 것이며,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 이라고 말하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새롭다. 나이가 들수록 건강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두번째는 최소한의 생활을 할 수 있는 '수입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 중·장년 시절에는 설령 돈이 없어도 그 날 그날 하루팔이로 연명할 수 있다. 하지만 몸도 쇠약한 노년에 수중에 돈이 없다면 이처럼 딱할 수가 없다. 인생 3災 중 가장 비참한 것이 노년빈곤이라는 말도 있지 않던가! 나를 비롯한 우리 동기들 한 때는 '훈장의 ㅇ은 犬도 쳐다보지 않는다'는 비아냥 같은 소리를 들었지만, 근자에는 행복한 노후를 지내는 모습들이 너무나 보기 좋다. '초년고생은 사서 한다는 말도 있지 않던가!'

 

세 번째는 자기 취향에 맞는 소일거리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년 후에는, 푹 쉬는 그 자체만으로도 몸이 가볍고 마음이 편하다. 그러나 이것도 얼마 동안이다. 인간은 禽獸와는 다르게 생각할 줄 아는 만물의 영장이다. 아무런 소일거리 없이 긴긴 하루를 무료하게 보내는 것이 얼마나 큰 고통인지 겪어보지 않능 사람은 모른다. '하나 얻는 것이 있으면 하나 잃는 것도 있다' 는 말이 명언이다. 몸도 예전 같지 않은데다 매주 초와 주말 번갈아 오르내리는 안식구가 딱해서 모든 것 접고 손자집 근처로 이주하니 정말 답답하다.

 

처음 얼마동안은 지리도 익히고 구경도 할 겸, 관내 이 곳 저 곳을 왔다 갔다 하느라 답답한 줄 몰랐다. 그런데 '코로나19 펜데믹 현상'이 또다시 확산조짐이 일자 다니는 것 또한 쉽지 않다. 이제 집안에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책 읽는 것 말고는 딱이 특별한 소일거리가 없다. 그래서 자전거로 10분 거리 내에 있는 동탄북합문화센터내 도서관에 자주 얼굴을 내민다. 지난 주 초에는 동기들에게 이미 소개한 '문화로 보는 화성' 과 지금 소개하고자 하는 '매일 교사가 되는 중입니다' 라는 교단 수필집이다.

 

 

 

'매일 교사가 되는 중입니다.' 라는 책을 접하고 나서 교육 일선 현장에는 아이들 마음에 진짜 교사로 남기를 바라며 묵묵히 精進하는 교단교사들이 적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200쪽 안팍의 책자에는 텃밭에 한 알 씨앗을 심어놓고 열매를 맺기 과정 하나를 하나를 유심히 드려다보면서 혼신의 노력을 하는 이른바 살아 움직이는 모습의 글들이 담겨있다. 이 책의 첫 번째 이야기 주제는 '참된 교육에 대해 고민합니다' 이고 마지막 주제는 '오늘도 계속 혁신합니다' 이다.

 

'1년을 주기로 반복하는 농사와 학교의 1년 교육과정은 너무 닮아 있다' 고 이야기하는 저자(현직교사)가 너무나 믿음직스럽다. 이 책을 접하면서 가장 가슴에 와 닿는 부분은 텃밭을 가꾸는데 일기 예보가 가장 중요하듯, 교사가 학생을 가르칠 것을 결정하는 것은 교사 중심이 아니라 학생이 요구하는 바에 따라 교사가 안내하고 조언할 수 있어야 한다는 부분이다. 교실을 아름다운 정원으로 꾸민다면 아이들은 그 속에서 자신을 가꾸는 활동을 하게 될 것이다라는 말로 끝을 맺는다

 

근자 '공교육은 죽었다'는 말이 곧잘 회자되곤 한다. 하지만 교육현장에는 진정으로 학생들을 위하는 교사들이 있으매 저윽이 마음이 놓인다. 누가 뭐라고 해도 교육은 국가의 百年大計다. 가까운 나무만 쳐다보지 말고 먼 숲도 바라보는 안목이 절대 필요하다. 학생 인권을 존중하는 현재의 교육행위도 중요하지만 이보다는 30년 아니 50년 이 후, 학생 미래를 위한 '행복한 홀로서기'를 위한 단련교육도 매우 중요함을 가르치는 교사나 수요자인 학부모 모두가 놓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 너무나 간절하다. ***크리스탈/명심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