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봉산에서 晩秋의 시간을 보내다.
세월 참 빠르다. 외손자 둘이 어느 틈에 성장하여 아홉살 그리고 일곱살이다. 이제 외손주들도 자주적인 생활 공간이 필요한 시기이다. 배란다를 침실로 확장하느라 3주 정도 함께 지냈다. 손자 사랑이 지나친 탓일까, 아니면 노파심이 유달라서일까? 손자들에 대한 참견(잔소리)이 많다고 안식구가 언잖은 표정을 짓는다. '옛날 3·4대가 한집안에서 구순하게 지냈다' 는 사실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늙어서 자녀들과 함께 생활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警句가 생긴 이유를 비로소 알것만 같다. 立冬인 어제, 집 확장공사가 마무리 되어 손자들이 다시 자기 집으로 돌아가니 집이 횅하니 느껴지고 마음이 허전하다. 그래서 '여우보다 더 간사한 짐승이 사람' 이라는 우수갯 이야기가 생겼나 보다.
미국 대통령후보인 「조 바이든」의 당선인사 장면을 보면서 아침식사를 했다. "나는 민주당원입니다. 하지만 미국 전체 국민를 위해 일하겠다' 는 말이 제일 먼저 가슴에 와 닿는다. 초년에는 '말더듬이' 라는 놀림, 중년에는 교통사고로 부인과 자녀을 잃는 아픔을 딛고, 세 번의 도전 끝에 78세 고령임에도 미국 제46대 대통령이 된「조 바이든」당선자가 우리네와는 뭐가 달라도 한참 다르다. 미국 독립이래 최초 아프리카-아시아계 출신「카멜라 헤리스」 여성을 부통령으로 지명 콤비를 이른것만 봐도 보통사람들과는 다르다. 세계 유일한 분단국 대한민국을 두 번씩이나 방문한 전력이 있다니 양국간의 현안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되어 혈맹 우방국으로서 잘 지냈으면 하는 생각을 해 본다.
TV 시청을 하고 용인시와 경계를 이루고 있는 제2동탄 신도시 동쪽 끝자락에 있는 무봉산(해발 360.2m)을 찾았다. 자동차로 15분 남짓한 무봉산 정상을 오르는 길은 세갈레 길이 있다. 동탄에 오면서 최초로 걷던 길은 만의사(萬儀寺) 사찰 입구에서 좌측 계단길로 정상에 오르는 길이다. 오늘은 동탄5동(중동) 마을회관 공용주차장에 주차시키고 「청려수련원」 입구 우측 둘레길로 들어섰다. 정상을 오를 때는 몸에 땀이 날 정도로 겨웠으나 하산하는 가운데 둘레길은 코스가 한결 완만하다. 정상부근에는 낙엽들이 수북하게 쌓여있으나 낮은 산자락의 단풍나무잎은 여전히 새댁처럼 요염스럽다. 내일부터는 기온이 0℃ 이하로 하강할 것이라니 庚子년 晩秋 단풍길 걷는 것도 오늘이 마지막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귀가하였다. 땀을 흘리고 나니 한결 몸이 가볍다. **크리스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