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여울공원의 느티나무 앞에서...
나는 예나 지금이나 이발을 가까운 동네 이발소나 미용실보다는 대중 사우나 이발소를 선호한다. 머리를 깎고 사우나 또는 탕속에서 땀을 흠뻑 쏟아야만 개운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제1동탄 남광장 부근에 있는 「월터밸리」사우나에서 머리를 손질하고 섭씨 40도 이상 되는 사우나에서 땀을 흘리고 얼굴 면도를 하는데 뜬금없이 허리에 통증을 느낀다. 간신히 귀가하여 잠옷으로 갈아 입는데 매우 불편하다. 아무래도 걱정이 되어 한방파스를 찾아 붙이고 잠자리에 들었다.
은퇴 후 어느 모임에서 '노년에 돈이 없으면 죽는다'는 말를 들은 적이 있다. 지지난 해 서울 모 신경외과에서 척추협착 시술을 받고 수술에 버금가는 치료비가 청구되었다. 실손보험에 가입했기 때문에 다행이지 살림살이에 주름이 갈 뻔 했다. 그런데 기분좋게 사우나 목욕을 하다가 허리통증을 느끼니 걱정을 아니 할 수가 없다. 시술 때 구입한 허리압박 벨트를 오전 내내 차고 있다가 카-톡으로 받은 '와사동생'(臥死動生)이라는 경구가 생각나 오후 서너시 쯤, 집 앞 여울공원 둘레길을 걸었다.
날씨가 조금 누구러진 탓일까! 반려견을 끌고 산책하는 사·오십대 주민들이 적지 않다. 여울공원 한켠에는 높이가 20m에 둘레가 5.8m에 달하는 400년 되는 느티나무 한그루가 있다. 사라진 옛 청계리 마을을 회상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조성한「느티나무, 테마원」이다. 올 4월 동탄에 처음 왔을 때만 해도 나무가지가 주저앉으리만치 싱그러운 잎들이 붙어있던 느티나무였는데, 누렇게 퇴색한 잎들이 느티나무 둘레에 수북히 쌓여있다. 마치 오 헨리의 단편 소설집 '마지막 잎새' 를 읽는 기분이 든다.
'기분에 따라서 좋아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반대로 죽도록 싫기도 한 것' 이 인간사이고 세상사이다. 그래서 어느 철학자는 인간의 마음은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와 같다' 고 설파하지 않았던가!!' 솔직히 요즘 세상 돌아가는 모습이 歌皇 《 나훈아 테스형》 가사와 꼭 닮았다는 생각이 들어 여기 에 적어본다.
어쩌다가 한바탕 턱 빠지게 웃는다.
그러고는 아픔을 그 웃음에 담아본다
그저 와준 오늘이 고맙기는 하여도
죽어도 오고 마는 또 내일이 두렵다
아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
아 테스형 소크라테스형
사랑은 또 왜 이래
너 자신을 알라며 툭 내밷고 간 말을
내가 어찌 알겠소 모르겠소 테스형
울 아버지 산소에 제비꽃이 피었다.
들국화도 수줍어 샛노랗게 웃는다.
그더 피는 꽃들이 예쁘기는 하여도
자주 오지 못하는 날 꾸짖는 것만 같다.
아 테스형 아프다
세상이 눈물많은 나에게
아 테스형 소크라테스 형
세월은 또 왜 저래
먼저 가본 저세상 어떤가요 테스형
가보니까 찬국은 있던가요 테스형
아 테스형 아 테스형
아 테스형 아 테스형
아 테스형 아 테스형
아 테스형 아 테스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