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들이 반한 7080 할매·할배들 /2021. 5. 6(목)
어린이날인 어제(5월5일)는 집에서 딸과 아들이 준비한 식 자재로 음식을 만들어 점심식사를 했다. 상쾌 유쾌 통쾌한 기분 때문일까, ‘참이슬 플래시’ 소주를 2병이나 비웠지만, 전혀 취하지 않는다. 이틀 후에는 ‘어버이 날’이다. 아침에 왼쪽 발이 불편한 안식구를 딸네 집에 데려다주느라고 차를 굴렸다. 차내 라디오 채널에서 때마침 KBS 제1방송국의 아침방송 '최강영의 최강시사’ 방송이 진행된다. 그런데 방송 내용이 내 귀를 기우리게 한다.
2030세대가 바로 윗세대인 4050보다 7080 할매할배에게 더 열광한다는 이야기다. 허긴 얼마 전에 치러진 4·7 서울 · 부산 보궐선거에서 ‘이(20) 남의 전폭적 지지로 두 곳 모두 야당 후보가 큰 표 차이로 승리를 하지 않았던가! 그동안 ‘꼰대’로 치부 받던 우리 세대 즉 시니어 계층이 2030 MZ세대들로부터 환영받고 있다니 도무지 믿기지 않지만, 싫지는 않다.
집안의 막내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공부할 기회도 없이 남자 만나 50여 년 간 죽어라 일만 하던 〈박말례할머니〉가 무려 130만의 구독자를 지닌 유튜브 스타라는 사실, 그리고 이대 출신의 대한민국 패션 디자이너 장명숙 여사가 진행하는 밀라노와 이탈리어로 할머니를 뜻하는 논나를 합쳐서 만든 「밀라논나」 라는 유튜브 역시 구독자 80만을 헤아리고 있다고 한다. 또한 이들의 채널에는 '저보다 배나 오래 사신 분인데도 젊은 세대를 이해하려는 태도가 정말 마음에 든다' 면서 유독 2030의 공감 댓글이 많이 달리고 있다고 한다.
거기다가 며칠 전, 미국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윤여정은 20대들이 즐겨 찾는 쇼핑몰과 맥주 광고모델로 등장하여 ‘자신에게 솔직해지자’ 라는 말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고 한다. 이밖에도 MZ세대들이 즐겨 찾는 햇반컵반의 모델로 80세 나문희씨가 등장하고, 2030 여배우들의 전유물이었던 화장품 광고에도 강부자(80세)씨가 나서 큰 인기를 받고 있단다. 더 놀란 이야기는 2030사이에서 할머니 패션(Granny-Look)도 뜨고 있다는 것이다. 손 뜨게 니트, 꽃무늬, 등 편안한 실루엣 의상들이 인기 연예인들이 걸치면서 요즘 대유행이란다.
하긴 최근 내가 즐겨보는 kbs의 제1tv의 일일연속극 《속아도 꿈결》의 드라마 내용도 7080세대 두 가족의 이야기다. 아무튼 작금 세상은 요지경이다. 어쩌다 주변에서 멘-토가 사라진 2030세대들! 정말로 의지할 수 있는 진짜 어른을 찾고 싶어 목말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을 하면서 글을 맺는다.
***크리스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