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성대로 나를 지키며 살리라"/2021.8.22(일)
근자 세상 돌아가는 양태가 참으로 요상하다. 지난해 초, 발생한 코로나 19는 백신 접종에도 불구하고 수구려 들기는 커녕 오히려 생전 들어 보지도 못한 변종 델타바이스로 더 확산되고 있다.
미국 참전으로 20년 이상 지속되던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전쟁에서 결국 미군이 철수하자 아프칸의 자유를 선호하던 많은 국민들이 무참히 죽임을 당하는 모습들이 시시각각 영상으로 전해지고 있다.
어제 신문 1면에는 북극에서 가장 가까운 대서양 최북단에 위치하여 사시사철 빙하로만 뒤덮여 있는 그린랜드 정상에서는 기상 관측 사상 처음으로 눈이 아닌, 비가 내렸다는 기사를 보면서 일말의 불안감을 느낀다.
그러나 저러나 시간은 잘도 간다. 유난히 짧은 여름 장마 속에 37도를 치솟는 찜통더위에 결국 두 손 들고 말았지만, 어느 새 조석으로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에 계절이 바뀌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화성시민 행복텃밭은 나에게는 삶의 보람을 느끼게 하는 유일한 화수분이다. 건강관리는 물론 상추 쑥갓을 비록한 쌈 채소와 고추, 토마토, 오이 호박 등 열매채소들은 여름 한 철, 입맛을 돋구는 영양소였다. 더위가 물러간다는 처서는 가을 작물 파종 적기이다.
세상사 공짜는 없다.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오늘 한 그루 사과나무를 심겠다” 는 말은 유대인계 철학자 바뤼흐 스피노자(1632~1677)가 한 말이다. 열흘 전부터 싱싱한 고추, 가지, 토마토 옥수수가 달린 것이 아깝기는 하지만 전부 뽑아버렸다
땅을 깊이 파고 가루농약과 밑거름을 섞어 뿌린 후에 두어 번 뒤집어 주고 이랑을 만들었다. 그리고 모처럼 비가 오락가락하는 어제 한 이랑에는 배추 묘 18포기 나머지 이랑에는 김장용 무씨와 알타리 총각무 씨를 파종했다. 이식한 배추 묘에는 아예 농약 벨스모를 물에 희석하여 뿌렸다.
가끔 스쿠버 타고 와서 잡초 뽑고 벌레 잡아 주면서 물만 제 때 주면 동절기 찬 걱정은 안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니 새털처럼 몸이 가볍다. 백영옥 오피니언(소설가)은 "코로나 이후의 세상은 계절 바뀌는 속도를 뛰어 넘었다면서 외부의 많은 것이 급변할 때, '나'만 변하지 않으면 회전목마의 판 위를 걷는 것처럼 현기증을 겪게 된다" 고 말하고 있다. 남은 삶 어떻게 사는 것이 올바른 삶일까 곰곰히 생각한 끝에 내린 결론은 '죽는 그 순간까지 나의 본성을 지키며, 생긴대로 살리라" 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