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가 있는 아침/2021.11.18.(목)
요즘 아침 날씨는 꽤 차갑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을 뜨면 곧바로 조금 불편하게 느끼는 왼쪽다리 재활을 위해 집 앞 동탄 여울공원에 나간다.
공원 끝자락 오산천변 갈대들이 부는 바람에 따라 넘실거리는 모습들이 장관을 이룬다.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라고 말한 프랑스의 파스칼(1623-1662)이 생각난다. ‘인간은 식물인 갈대와 같이 자연에 있어서는 약한 존재이지만, 생각한다는 점에서는 무엇보다도 뛰어난 존재’ 라고 정의한 파스칼이야 말로 사색의 대가라는 생각을 아니 할 수가 없다.
오산천변의 갈대들!
그동안 가까이 하던 신문이 없으니 너무 허전하다. 몸은 다소 불편하지만 정신만은 멀쩡하다. 이전보다 지면이 작은 J신문으로 바꿔 다시 신문을 본다. 일명 ‘빼빼로 데이’ 라고 별칭이 붙은 오늘 자 신문 지면에는 조선조 18현 문묘배향인 중 한사람인 사계(沙溪) 김장생의 ‘10년을 경영하여’ 라는 시조가 눈에 들어온다. 글은 아래와 같다.
10년을 경영하며
-金長生(1548~1631)-
10년을 경영하여 초가 한간(間) 지어내니
반 간은 청풍(淸風)이요, 반 간은 명월(明月)이라
강산은 들일 데 없으니 둘러보고 보리라.
대선을 목전에 둔 시점에서 온갖 추문들이 넘쳐나는 거대 양당 대통령 후보자들의 품격을 다시 한 번 생각게 하는 의도에서 실은 것이 아닌가? 유추된다. 나는 '언제고 진실은 꼭 밝혀진다' 는 《사필귀정》 이라는 사자성어를 믿는다.
사계(沙溪) 김장생은 우리 집안과 같은 광산인(光山人)이다. 늦은 나이에 벼슬을 시작하고 과거를 거치지 않아 요직이 많지 않았지만, 인조 반정이후로 서인의 영수 격으로 영향력이 매우 컸던 분이다 또한 슬하의 아들 신독제(愼獨齋) 집(集)도 18현 문묘배향 인으로서 한 가문 두 명의 현자를 배출한 가문이다. 어쩌다 글을 쓰다보니 집안 자랑하는 팔불출(八不出)이 되었네요. 이해 바라면서 이만!... ***크리스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