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심전심(以心傳心)의 의미를 새기며.../2021.11.13.(일)
안식구가 다듬고 남은 무 잎과 줄기들이 적지 않다. 음식 쓰레기통에 넣기는 많을 듯싶어 햇살이 퍼진 오후 재활운동 삼아 동탄시민텃밭 퇴비구덩이에 버리려고 집을 나서려는데 스마트-폰 전화 음이 들린다.
“여보세요, 이ㅇㅇ입니다.”
“이 회장 웬일이야, 따님 혼사는 잘 치렀고, 혼사에 참석하지 못해서 정말 미안하네!”
“선배님 덕분에 잘 치렀습니다. 건강은 좀 어떠세요?”
“그저 그래, 차차 좋아지겠지”
“선배님! 지금 사시는 곳 주소를 알고 싶어 전화 드렸습니다.”
“갑자기 주소는 왜, 또 무슨 일 있나?”
“아무튼 선배님, 주소 알려 주세요”
“알겠네, 문자로 찍어 보내겠네!”
후배가 보낸 택배물건
바로 이틀 전, 초딩 후배와 나눈 통화였다. 그런데 오늘 외출했다가 귀가하니 문 앞에 생소한 택배박스가 눈에 띈다. 박스 포장지를 살펴보니 이틀 전 통화한 바로 그 후배가 보낸 택배다.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나는 부평구에서도 조금은 외진 곳에 위치한 부개초등학교를 1회로 졸업(1957.3)했다. 그리고 택배를 보낸 주인공은 18회로 졸업하였다. 따지자면 동생벌도 한참 아래다. 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인천 시내로 이주하는 바람에 후배와는 전혀 교친 관계가 없었다.
다만 초딩 동창 모임이 있을 때마다 얼굴을 보곤 하였다. 구지 인연을 들추자면 후배가 모교 제13대 총동문회장으로 추대되어 취임식장(2015.1)에서 축사를 해 준 기억이 난다. 후배는 평소에도 선배에 대한 예의가 깍듯할 뿐만 아니라 통이 크고 성격이 활달하면서 분명하다. 운영이 힘든 모교 씨름부 지원은 물론 동문회원들 친목 활성화를 위해 남다른 노력을 했다. 솔직히 말해 초딩 모교 동문 중에서 내가 아끼는 몇 안 되는 후배다.
평소 지닌 이런 내 마음이 이심전심(以心傳心)으로 후배에게 통한 것은 아닐까? 나는 여유 없는 가정환경에서 성장한 때문인지 情이건 善이건 먼저 타인에게 표시하지 못하는 팔불출이다. 하지만 누가 먼저 나에게 친절이나 수혜를 베풀면그냥 있지를 못한다. 정말 눈물이 날 정도로 귀한 물건 '세계 제일 풍기인삼 홍삼액' 정성스레 먹고 하루 빨리 건강 회복하겠다는 다짐하면서 이 글을 접는다. "고마워요! 초딩모교 후배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