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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보다 더 대접받는 ‘반려동물’ 기사를 보고...

길전 2022. 8. 24. 19:46

오늘은 더위가 물러간다는 처서(處暑)이다. 아파트 1층 우편함에 놓여있는 신문을 들고 오는데 1면에 반려견 숨져도 장례휴가 라는 타이틀이 눈에 들어온다. 호기심이 발동하여 기사내용을 꼼꼼히 들여다보니 요즘 잘나가는 기업들의 미혼 및 반려동물을 키우는 직원들에게 복지제도를 마련하여 시행하고 있다는 기사다.

 

예를 들어 유통업계의 톱 위치에 있는 롯데백화점은 반려 가족이 증가하는 트렌드에 따라 올부터 반려견()과 반려묘() 등 반려동물 장례를 치르는 직원에게 장례휴가를 지원하고 있단다. 또 친환경 화장품 브랜드로 유명한 러-쉬 코리아는 이미 2017년도부터 비혼을 선언하는 임직원들에게도 결혼하는 직원들에게 제공되는 휴가와 축하금을 본인이 원하면 지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한은행은 2020년부터 미혼 직원에게 연 10만원씩 욜로지원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게임업체인 펄어비스는 반려동물 보험금도 지원하며 핸드메이드 복합 플랫폼 아이디어스를 운영하는 백-패커는 한 발 더 나아가 반려동물과 동반 출근이 가능하다고 적혀있다.

 

신문은 다른 선진국가에서는 이미 시행되고 있으며, 앞으로 타 기업으로 더욱 확산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러한 복지 현상은 반려동물도 가족으로 인정한다는 뜻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보아진다. 그러나 나와 같은 은퇴 세대가 생각하기에는 도가 지나친 복지제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우선 눈앞에 닥치고 있는 OECD 국가 중, 최하 수준의 저 출산 그리고 빠르게 진행되는 고령화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지가 사뭇 궁금하다.

 

내가 정년퇴직을 할 때만 해도 학급당 학생수가 평균 40명 이상이었다. 그런데 작금 스토리텔링을 하기 위해 학교를 방문하면 교실이 휑하다. 기껏해야 20명 수준이다. 이미 오지(奧地)지역에서는 신입생이 없어 학교가 통폐합되는 현상이 오래전부터 나타나고 있다. 소시(少時) 적 예비군 또는 민방위 교육장에서 아들 딸 구분하지 말고 하나 · 둘만 낳아 잘 키우자는 홍보교육과 함께 콘돔을 나눠주고 정관시술을 하면 임대아파트 우선 입주권을 주는 등 적극적으로 산아제한을 하던 때가 바로 어제 같은데, 요즘 젊은 세대들은 비 혼은 물론 결혼해도 아이 낳기를 기피하고 있으니 정말 격세지감(隔世之感)을 느낀다.

 

최근 우리 주변의 두드러진 현상 중에 하나가 빠르게 다문화 가정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중국 또는 동남아에서 유입한 이민자들이 이미 1할 중반을 상회하고 있으니 이제 대한민국도 백의(白衣) 단일 민족이라는 자긍심을 내세우기 어렵게 되었다. 작금 정부는 물론 지자체에서는 출산 장려차원에서 아기를 많이 낳는 가구에 출산비와 양육수당을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또한 육아휴직 기간을 늘리고 있으며 경력단절 여성에 대한 배려에 고심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시책이 자칫 국가재정 부실로 이어져 오히려 더 어려운 지경에 빠질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한국이 오늘 날, 세계가 부러워하는 경제성장을 이룬 이면에는 우리도 노력하면 된다는 새마을정신과 더불어 자녀에 대한 유별난 교육투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서구식 핵가족화 현상이 급격히 만연되면서 저 출산·고령화 문제를 초래했다. 그러나 이를 해결할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고유 미풍양속인 여러 세대가 한 울타리에 모여 사는 이른바 대가족 제도로 돌아가면 저 출산 그리고 고령화에 따른 제반 문제가 순순히 풀린다.

 

왜 하필이면, 세대차가 생기는 가족이 한 집에 모여 살아야 하는가?’ 이에 대한 해답은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아봤다의 저자 이근후 명예교수의 특강에서 찾아보면 된다. 자녀양육은 누가 뭐라고 해도 부모 아니면 조부모가 최적이다. 3세대 또는 4세대가 한 집에 살면 자연히 출산 또는 영·유아 양육문제는 해소된다. 뿐만 아니라 노인들의 소일문제도 함께 해결된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출산·양육수당 그리고 노인들의 장수수당을 한집에서 오순도순 살아가는 다 세대에 행복가족수당으로 지급할 것을 제안한다. 새댁 며누리 마음 놓고 직장에 나가고, 나이 든 노부모 손자와 즐거운 시간 보내니 이것이 바로 꿩 먹고 알 먹는일석이조(一石二鳥)가 아닌가!

 

반려견 복지제도가 심각한 저 출산과 고령화 추세를 더 확산시키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에서 하는 이야기이다.

**화성시민명예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