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당성과 신흥사/2022.10.25.(화)
화성 동탄에 이주한지 3년하고 7개월 째 다.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있는 동탄의 웬만한 곳은 얼추 다녔다. 하지만 화성시 서부 및 남부권 문화재나 명승지는 아직 접하지 못했다. 마침 화성 시민 기자단 밴드에 편집장이 올린 글이 떴다.
‘10월25일 오후3시 남양행정복지센터에서 기자단 모임을 갖게 되었으니 지난 번 처럼 많이 참석해 주셨으면 좋겠다’ 는 내용이다. 스마트 폰 앱에서 검색해보니 남양은 자가용으로 37~41분 소요되는 거리다. 같은 관내지만 결코 가까운 곳은 아니다. 남양 주변 문화재 중에는 ‘화성 당성’을 비롯하여 ‘화성공룡알 화석 산지’ ‘남양향교’ ‘안곡서원’ 그 밖에도 정시영 고택 및 남양 홍씨 묘역 등 평소 가보고 싶었던 역사 유적들이 많다.
오늘은 음력 초하루다. 아침식사를 끝내자마자 아내를 금곡리 필봉산자락에 있는 용화사에 내려놓고 곧바로 네비게이션에 ‘화성 당성’ 을 찍고 화성시 서부권을 향해 엑셀레탈을 밟았다. 화성 당성 방문자센터에 도착하니 11시가 조금 넘은 시각이다. 방문자 센터에 들어가니 키가 자그마한 젊은 여성이 인쇄한 팜프랫 자료 그리고 사무실 안에 있는 당성 모형과 영상를 통해 친절하게 설명한다.
**華城唐城(화성당성)**
화성당성은 삼국시대에 처음 축성된 산성으로 백제 영역기에는 ‘黨項城(당항성)으로 지칭되었다. 唐城(당성)이라는 명칭은 5세기 고구려의 남진 정책으로 화성일대가 고구려에 속하면서 처음 등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이 후 신라의 영역으로 포함되면서 唐恩郡(당은군), 唐城鎭(당성진)이라 불려졌다. 삼국통일 전쟁기와 통일신라시대에 당성은 바다를 건너 중국과 실크로드로 통하는 길목으로서 중요한 기능을 했다.
1998년 발굴조사로 화성 당성이 1차성과 2차성의 복합산성임이 확인 되었다. 삼국시대의 1차 성은 산의 정상을 중심으로 쌓은 퇴뫼식 산성이고, 통일신라시대에 축조된 2차 성은 계곡부를 포함하여 쌓은 포곡식 산성이다. 지금까지 7차에 걸친 발굴을 통해 당성에서는 명문기와, 토제마, 중국백자 등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에 걸친 다양한 유물이 출토되었다. 당성의 발굴조사는 지금도 진행 중이라는 사실도 알았다.
**템플 스테이 신흥사 **
화성 당성을 답사하고 보니 정오가 지나 오후 1시가 임박했다. 두 번째 답사는 ‘화성공룡알 화석산지’이다. 멀지 않은 거리지만 제대로 살펴 보려면 1시간 이상 소요된다는 해설사 이야기가 떠오른다. 그렇다고 그냥 남양읍 행정복지센타로 향하기에는 이르다는 생각이 든다. 화성 당성을 돌 때, 안내판에서 보았던 구봉산 신흥사를 검색해보니 바로 이웃이다.
신흥사 입구 양쪽으로는 한창 익어가는 먹음직한 사과가 잔뜩 달린 사과나무가 지천이다. 남도지방에서만 재배되던 사과나무를 이 곳 화성에서도 볼 수 있다니 신기하다. 경기도 사적 217호로 지정된 신흥사는 본래 당성 안에 있던 사찰이라 한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절이 없어졌다고 한다. 아마도 숭유척불 정책이 강조되던 조선초기가 아닌가? 생각된다.
구봉산 북쪽 마을에 살고 있는 모 거사가 꿈에 본 고려시대 석불을 칡넝쿨이 무성한 당성 숲속에서 찾아 모셔오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또 한 이야기는 불도 섬에 사는 어부가 세 번째 걸려 올라 온 부처님 석상을 집에 모셔 공양을 한 후 부자가 되었다. 그런데 어부가 죽고 폐허가 된 절터에서 다시 찾아 모신 부처님이 현재 신흥사 큰 법당안의 주불이신 아미타부처님이라는 것이다.
신흥사는 전 회주 성일스님(현재는 서울교대를 졸업하고 출가한 선관스님)이 50여년 오로지 어린이, 청소년 포교의 원력을 세워 전국의 제일 포교도량의 금자탑을 이룬 사찰이다. 코로나 19 상황에서도 50년 포교활동 담은 어린이 청소년 사진 전시하고 있다. 올 부처님 오신 날에도 독후감 공모전 열어 장학금 전달하고 흥겨운 입장식도 가졌다고 한다.
신흥사는 바닷가인 제부도와 궁평항과 가까이 있다 보니 주말이면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고 한다. 이들에게 달력과 합장주 전달하여 매년 250여 불자가족의 신도 등록을 이끌어 사찰 역사가 일천함에도 큰 사찰로 알려지게 되었다고 한다. 경내에는 50년의 전통을 가진 템플스테이의 다양하고 좋은 수련 프로그램에 의한 성지순례와 교화공원 명상걷기 코스 등은 신흥사만의 자랑이라 할 수 있다.
지금은 신흥사 불교대학 1년 과정이 개설되어 많은 불자들이 배출되어 대한 불교조계종의 명실상부한 전법도량임을 다시 한 번 확인 할 수 있다. 신훙사 법당 내 주요 건물명과 기둥에 붙어있는 법문 그리고 조각상 이름 모두가 한글로 적혀있는 것도 다른 사찰에서는 볼 수 없는 흥미로운 특색이다.
신흥사 답사 후, 안곡서원과 남양 읍 중심가에 위치한 향교를 둘러보고 오후 3시 행복 화성시민명예기자 모임에 참석하였다. 점심식사도 겨룬 채 바쁜 일정을 소화한 하루 여정이다. 몸은 피곤하지만 마음은 새털처럼 가볍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