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황당한 그러나 소중한 만남 이야기
해마다 년 말 이맘때가 되면 송년 모임 참석으로 너·나 할 것 없이 분주하다. 그 와중에 어제는 인천 주안에 있는 후배 모친 장례식장에 참석하고 오후 늦은 시간에 귀가했다. 집에 도착하여 카-톡을 열어보니 퇴직 후, 부평노인회 일자리 사업으로 참여했던 시니어기자단 송년모임에 참석해달라는 문자가 떠 있다. 5, 6년이 훨씬 지난 지금까지도 카-톡으로 소식을 주고받는 홍기자님 얼굴이 보고 싶어 참석하겠다고 문자를 보냈다.
자고나서 정오가 되면 간단히 요기하고 출발하리라 생각하는데, 스마트 폰 벨이 또 울린다. 통탄 온 후 만들어진 교대동기 4인방(3규1종) 중에 한사람인 항규이다. “3 사람과는 이미 통화가 끝났으니 당신만 별일 없으면 전에 만났던 음식점에 예약을 좀 부탁 한다” 고 한다. ‘저녁에 약속이 잡혀 있다고 하니, 어차피 점심 먹고 가야 할 것 아니냐면서 잘 되지 않느냐’ 한다. 진퇴양난(進退兩難)이란 사자성어가 이런 경우가 아닐까? 결국 울며 겨자 먹는 심정으로 인천 저녁 약속을 취소했다.
성호아파트 후문 17번 버스 정류장에서 친구를 만나 예약한 ‘우리 아구찜’ 에 도착하니 황당한 일이 또 생겼다. 분명 게이트 볼 회원 송년모임은 이틀 후인 12월 29일(목)로 알고 있는데 낯익은 얼굴들이 보인다. ‘일정이 앞당겨졌다’ 는 사실을 나만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아무튼 오늘(12월 27일)이 좋은 吉日인가 보다. 막내 누이 벌 되는 총무가 송년 선물이라면서 흰떡과 기름을 담은 병을 준다.
별실에서 4인방은 아구찜에 이 집에서만 맛볼 수 있는 농주에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이야기를 나눴다. 기종이 안성장학사로 근무하던 시절 음식점 사장 내외와 홀에서 손님 접대하는 아주머니가 같은 학교(양산초) 동창생이며 당시 근무하던 교감선생님을 모두가 알고 있다는 것이다. 어찌 보면 간접 제자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세상은 넓고도 좁다는 생각이 든다.
식사가 끝난 후, 나래울종합사회복지관 건너편에 있는 조선조 22대 정조대왕의 '화성' 건설에 관한 역사적 실증자료을 대리석으로 새긴 전통공원을 둘러보았다. 앞으로는 용인과 안성관내에 사는 동기들도 함께 만나토록 노력하자고 했다. 이제 우리가 살면 얼마나 더 살겠는가! 자주 만나 속 깊은 이야기 서로 나누는 것이 바로 ‘행복’ 이 아니던가! 새해에는 4사람(3규1종) 더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면서...
+크리스탈 힐링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