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思

‘가정의 달’ 5월 첫 날 아침에

길전 2023. 5. 2. 11:19

 

시간은 잘도 간다. 오늘은 가정의 달’ 5월 첫날이다. 역시 잠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에 갔지만 변이 나오지 않는다. 30분 이상, 용을 쓰다가 운동량이 부족하다고 생각되어 츄리닝으로 바꿔 입고 파크자이 아파트 주변을 30분 이상 걷으니 근처 모 건설사무소 야외 화장실에서 변을 볼 수 있었다.

 

나이가 들수록 生老病死라는 네 글자가 참으로 무서운 사자성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 나로 치면 근자 청년 후기라고 회자되는 퇴임 후, 가장 많이 다니는 곳이 치과다. 임플란트 치아가 자그마치 열 개가 넘는다. 그 다음이 서울 모 병원에서 시술까지 받은 신경외과다, 2년 전, 뜬금없이 찾아온 뇌경색으로 지금은 6개월 마다 한림동탄성심병원 신경과에서 정기 감진을 받는다. ‘나이 들면 병과 함께 살아야 한다는 말이 전혀 틀린 말이 아니다. 요즘은 변비증세로 고통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해가 중천에 뜬 무렵 집에 들어오니 문 앞에 큼직한 택배상자가 눈에 띈다. 발신지를 확인해보니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아들회사에서 보낸 혼합과일 선물 세트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예외 없이 오는 택배 상자다. 박스를 뜯어보니 대표이사님이 쓴 글과 위 메이드 플레이 통합쿠폰 10매 그리고 골고루 섞인 과일 두 박스가 들어있다. 대표이사님이 쓴 내용은 다음과 같다.

 

긴 겨울 지나 봄이 오듯, 지난 2년간의 거리두기를 지나 점차 일상으로 복귀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다시 찾아 온 봄날인 만큼 가정 안에 평안과 행복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저희 위 메이드 플레이는 자녀분의 노력으로 하루하루 좋은 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어버이날을 맞아, 구성원 여러분을 대신하여 부모님께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건강하고 또 훌륭한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잘 길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자녀분들을 기르시며 힘써주신 마음 항상 잊지 않고, 우 메이드 플레이도 더 좋은 일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약소하지만 감사의 마음을 담아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잠시라도 가족들이 함께 모여 즐겁게 대화 나눌 수 있는 하루되시기를 바랍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

-위 메이드 플레이 대표이사 이00 드림-

 

이 글을 쓰면서 자식 자랑이 八不出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 글을 쓰는 특별한 사연이 있다. 이제는 과거사가 되어버린 아비로서 안타까움이 가슴 한 구석에 뭉쳐있기 때문이다. 아들이 강원도 모 국립1학년을 수료하고 휴학하겠다고 했을 때,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그동안 얼마나 많은 각고의 노력을 했냐" 면서 다시는 말도 꺼내지 못하게 강하게 질책했다.

 

아들은 결국 4년 과정을 마치고서 IMF하에서 지금 하는 일을 새로 시작했다. 하버드를 다니다가 중퇴하고 마이크로소프트를 창업한 '빌 게이츠' 와 그의 부모의 용단을 생각하면, 더군다나 교직자의 신분으로서 아들에게 너무 가혹하게 처신한 것 같아 부끄럽고 창피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들은 조금도 내색하지 않고 오히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한다.

 

자기가 하고 있는 일에 자긍심을 갖고 또한 회사로 부터 대접받으며 근무하는 아들이 너무 대견하다 못해 자랑스럽다. 이 글을 접하는 모든 이들 팔불 같은 글 읽으면서 오해 없기를 바라면서 글을 접는다. 만물이 약동하는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가내가 두루 편안하고 행복하기를 기원하면서...

 

+크리스탈 힐링 일기/2023. 5.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