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思

감자를 수확하면서 또 하나의 이치를 깨닫다.

길전 2023. 6. 26. 20:40

예전에 금이 출토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동탄 신도시 금곡리 도로변에 주말 텃밭 두 고랑(4~5)을 얻었다. 올 해는 손자들이 좋아하는 옥수수를 심을 요량으로 주인에게 미리 부탁해서 텃밭 남동쪽 끝자락을 얻었다.

 

 화성시농업기술센테에서 제공한 초보자를 위한 텃밭 매뉴얼에 따라 손바닥만 한 텃밭을 엽경채류, 과채류, 그리고 근채류를 심을 요량으로 3등분 했다. 그리고 청명 한식과 겹친 4월 식목일 날, 씨감자 만원어치를 어렵사리 구매하여 근채류로 정한 땅에 심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바로 옆 고량 새댁 내외가 심은 감자는 새싹이 나와 줄기가 제법 싱싱하게 성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심은 감자는 4주가 다 되도록 요지부동 이다. 봄 가뭄에 혹여 수분이 부족하여 싹이 트지 않는가? 싶어 수돗물만 자주 주다보니 밭주인으로부터 물세 많이 나온다는 엄한 소리를 들어야 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싹이 트지 않는 원인은 비닐 멀칭을 하지 않는데 있음을 뒤늦게 깨달았다. 소식 적 호미 한 번 제대로 잡아 본 적이 없는 나는 이제껏 비닐 멀칭이 잡초 예방에만 효과가 있는 줄 알았는데, 환절기 낮과 밤의 온도 차에 따른 보온과 수분 방지예방에도 효과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세상사 하나 잃으면 하나 얻는 다고 했던가! 싹이 트지 않는다고 속을 끌었더니 동생 벌 되는 이웃사촌이 심고 남는 감자라면서 씨감자를 주기에 고추와 가지 그리고 토마토 심은 사이에 추가로 심었다. 어디 이뿐인가! 자연생 신선초며 손수 땀 흘려 가꾼 민들레를 몸에 좋다면서  맛보라며 건넨다.  피를 나눠가진  형제자매보다 더 진한 을 느낀다.

 

여름 장마가 곧 시작된다는 일기 예보에 지난 주말(624) 감자 한포기를 뽑아 보았다. 전혀 생각지도 않은 아이들 주먹만 한 감자기 서너개씩  눈에 띈다. 그 다음날  외 손주 하경·선우에게 소집령을 내려 감자 캐기 체험을 시켰다. 따갑게 내려쬐는 땡볕 아래에서 신이 나서 감자 캐기에 열중하는 두 손자가 너무 장하고 고맙다.

 

 올, 음력 칠월 팔순이 되는 나는 2개의 좌우명이 있다. 하나는 '() ()' 이고 나머지 하나는 '盡人事待天命(진인사대천명)' 이다. 두 손자 하경 & 선우 '건강하고 바르게 그리고 슬기로운 사람으로 자라서 자유 대한민국 발전에 보탬 되는 일꾼으로 살아가기를 희구' 하면서 글을 맺는다

                                             “ 하경· 선우, 할아버지가 사랑한다.”

+크리스탈 힐링 일기/2023. 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