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열리는 화성에서 오늘을 담다』
세 번째 문집 발간
『길이 열리는 화성에서 오늘을 담다』
세월 참 빠릅니다. 평생 보금자리였던 인천을 떠나 경기도 신도시로 부상하고 있는 화성시 동탄으로 이주한지 어느 새 3년하고 6개월이 됩니다. 또음력으로 지난 7월 20일(양력 9월 4일)은 제가 세상에 태어난 지 꼭 팔순이 되는 날입니다.
아이들 곁을 떠난 것이 어그제 같은데 17년이라는 세월이 흘렸습니다. 충북 수안보 온천호텔에서 퇴작자 준비과정을 위한 공무원 연금공단 주최 연수회 중, 당시 교육 3불정책과 의미가 전혀 다른 3不 이야기를 듣고 고소를 금치 못한 한 것이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됩니다.
“첫째가 재산 또는 연금을 일치감치 아내 또는 자식에게 물려주고 타 쓰는 시니어, 둘째가 손자 돌봐주느라고 모임에 참석하지 못하는 시니어, 끝으로 출가한 자식 가족들 위해 넓은 집으로 이사하는 시니어” 를 일컬어 3不 이라고 한다는 이야기 말입니다.
고희를 넘긴 늦은 나이에 지인들로부터 ‘3불’이라는 소리를 듣게 되었으니 참으로 아이러니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식 가족이 생활하는 신도시 동탄으로 이주하게된 것은 순전히 코로나19 팬데믹 현상 때문이었습니다.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어린 두 외손자의 안전을 지켜주는 일 말고는 더 소중한 것이 없다는 생각에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집을 팔고 생무지 화성시 동탄으로 전입했습니다.
아내는 일주일 내내 두 아이의 돌봄과 더불어 여식의 집안 살림을 도와주느라 눈 코 뜰새 없이 바쁘지만 나는 딱히 하는 일이 없어 무척이나 따분했습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처음에는 동탄 신도시부터 시작하여 차차 동심원 형태로 넓혀 가면서 화성 관내 역사 문화유적지와 명승지를 찾아다녔습니다. 마침 화성시에서 명예시민 기자를 모집한다기에 응모하여 다달이 서너 편의 기사를 제출하였습니다.
‘길이 열리는 화성에서의 오늘을 담다’ 제1부 글은 이 때 제출한 글들이 대부분입니다. 2부 ‘철부지 힐링 일기’ 내용은 틈틈이 읽은 책들의 독후감과 신문구독을 통해 접한 오피니언 글에 대한 나름대로의 소회를 쓴 글들입니다. 그리고 텃밭 가꾸기를 하면서 체험활동을 쓴 글들도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 잠이 없어진다는 말이 있습니다. 나 역시 새벽 두 세 시경이면 저절로 눈이 떠집니다. 그러면 잠자리에서 일어나 컴퓨터 책상에 앉는 것이 습관이 되었습니다.
'호랑이는 가죽을 남기지만 사람은 흔적을 남긴다'는 속설이 있습니다. 음성언어 즉 말하기는 입 밖으로 나오는 순간 곧바로 사라지지만 문자언어(쓰기)는 영원히 남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대한민국 국보 제151호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1997.10)된 ’조선왕조실록‘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하루살이 생보다도 못한 보잘 것 없는 글을 여러 사람에게 내보인다는 것이 솔직히 쑥스럽고 팔불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이미 백세가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글을 쓰시고 외부 초청 강단에 서시는 연세대 명예교수인 김형석 교수님의 모습을 보면서 용기를 내서 이 책을 또 발간하였습니다.
대단치도 않은 이야기 사랑과 정성으로 청취해줘서 고맙습니다. 인천초등교장 원로회원님들 내내 건승하시고 가내가 두루 평강하시기를 기원 드리면서 이 것으로 가늠합니다. 감사합니다.(끝)
2023년 9월 14일(목)
金淸奎/크리스탈.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