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토크 쇼, ‘황금연못’을 접하고서...
단 둘만이 거주하는 30평 아파트라 집안 청소를 자주 할 필요를 느끼지 않음에도 아내는 주말 토요일이면 창문을 열고 집안 대청소를 한다. 새내기 교사시절 거의 십 년 가까운 지겨운 자취생활을 한 탓인지, 결혼 후에는 주방일이나 집안 청소에는 특별한 날을 제외하고는 관심이 없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철이 들었다’ 고나 해야 할까! 근자에는 아내와 함께 청소를 한다. 나는 진공청소기로 꼼꼼히 먼지를 훑어내면 아내는 먼지를 털거나 젖은 걸레로 화장실 방 거실 바닥을 닦는다. 청소를 하고나면 땀이 속옷에 배지만 마음은 무척이나 개운하다.
청소를 끝내고 늦은 아침 식사를 하면서 거실 TV 스위치를 켰다. 마침 낮 익은 두 명의 아나운서가 시니어 토크 쇼 '황금연못'을 진행한다. 평소 즐겨보는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새해 甲辰 년을 맞이하여 참석한 시니어들의 꿈과 소망을 들어보는 장면이다. 그런데 뜬금없이 내용이 ‘졸혼’ 이야기로 바뀐다.
卒婚(졸혼)이란 ‘결혼을 졸업 한다’ 는 뜻으로 ‘부부가 서로를 간섭하지 않고 각자 자유스럽게 사는 생활방식’을 뜻하는 용어로 2004년 일본 작가 스기야마 유미코가 《졸업을 권함》이라는 책을 내면서 알려졌다. 혼인관계를 유지 한다는 점에서 ‘황혼이혼’ 이라는 용어와는 차이가 있다.
지금까지 한 쌍의 남녀가 만나 결혼했으면 특별한 연유가 없는 한, 죽는 그 순간까지 함께 지내는 것이 통례다. 그런데 근자 기대 수명이 크게 증가하면서 특히 여성들 중에 가사에서 벗어나 일정기간을 자신에게 투자하려는 생각에서 생겨난 현상이 졸혼이 아닌가 생각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70년대 62세에서 2010년 초에는 82세로 40년 사이에 20년가량 증가 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일본에 이어 장수국가 2위로 치오르면서 공영방송인 kbs tv에서 응당 다룰 시점이 되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남·여 간의 수명 차이가 있기 때문에 구태여 卒婚이라는 절차를 밟지 않더라도 어차피 혼자 생활하는 기간이 생기게 마련이다.
이날 프로그램에 특별 출연한 모 강사는 '노후에는 내일을 기약할 수 없다.'는 제하에 5가지 졸혼(卒婚) 예방책을 제시하고 있다.
*(일): 1인칭 용어를 사용하자/(예) ‘나’ 보다는 ‘너’을 위해서 이렇게 했 으면 하는 식으로 대화한다.
*(이): 2죽거리지 말자./(예), 상대방에게 기분 상하는 말로 대화하지 말자!
*(삼): 3가하라, 막가는 말들!/(예) ‘너’ 없어도 살 수 있어! 와 같은 언어...
*(사): ‘4랑 해’ 라는 말을 수시로 하자.
*(오): 5늘 부터 실천하자.
望九를 바라보는 이 시기에 접어든 나를 비롯한 지인들, 아내를 더 소중히 생각할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에 서 이 글을 쓴다. ‘오랫동안 숙성된 된장 맛이 더 좋다’ 는 말도 있다.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시니어들, 오늘도 내일도 뜨거운 夫婦愛로 더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를 기원하면서 글을 맺는다. (끝)
**크리스탈 힐링일기/2024. 1, 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