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로 받은 책 한 권’에 관한 카톡 문자를 받고서...
새 해 甲辰년이 되면서 어느 누구도 삶에서 피할 수 없는 건 ‘나이’와 ‘죽음’ 이라는 말이 자꾸만 머리에 떠올라 밤잠을 설친다. 전에는 kbs 1tv 밤 9시 뉴스를 시청하고 잠자리에 들면 이네 잠이 들었는데, 요즘은 무척이나 애를 태운다. 잠이 달아나니 하는 수없이 불을 다시 켜고 스마트-폰을 손에 쥔다.
우선 카-톡 방에 들어가 학교동기나 지인들이 보낸 글들을 드려다 본다. 하루만 보지 않고 그냥 지나치면 카톡량이 엄청 늘어난다. 물론 이 중에는 중복으로 들어오는 문자나 영상도 많다. 스마튼 폰이 발명되지 않았다면 요즘 육십 대부터 팔십대에 이르는 우리네 또래의 시니어들, 무슨 재미로 하루를 지낼가, 하는 생각도 해본다.
그래도 잠이 오지 않으면 다음은 유튜브다. 100여일 앞으로 다가온 4.10 총선 탓인지 전직 국회의원을 비롯한 기자 저널들의 시사분석이 대단하다. 이밖에도 빅뉴스, 오디오 북, 야담 보따리 등 볼거리 메뉴도 다양하다. 시청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잠에 빠진다. 그러나 잠이 오지 않아 날밤을 새는 날도 없지않다. 이런 날은 아예 잠옷바람 그대로 컴퓨터 책상앞에 앉아 날밤을 샌다. 이제는 스마트 폰 중독자가 됐으니 정말 난감하다.
며칠 전 학교동기로부터 ‘택배로 받은 책 한 권’이라는 글을 요약한 카-톡 문자를 접했다. 일본 안과의사 「히라마쓰 루이」가 10년 동안 수만 명의 노인을 진료하면서 그들의 증상과 고민에 대해 관찰한 내용을 서술한 의료 커뮤니케이션 책이다. 중심 내용은 주위 사람들을 난처하게 만드는 노인들의 행동 16가지다.
*1) 본인에게 불리한 말은 못들은 첫 한다.
*2) 갑자기 ‘시끄럽다고 화를 낸다. 그래놓고 본인은 큰 소리로 말한다.
*3) 같은 말을 여러 번 반복하고 과거를 미화한다.
*4) “나 따위는 있어 봤자 짐이다” 라는 부적절한 말만 한다.
*5) 애써 준비한 음식에 간장이나 소스를 흠뻑 뿌린다.
*6) 말수가 적고 무뚝뚝하다.
*7) 이거 저거 많아서 설명을 알아듣기 어렵다.
*8) 신호가 빨간불로 바뀌었는데 천천히 건너간다.
*9) 입 냄새가 심하다.
*10) 약속을 하고 새까맣게 잊는다.
*11) 놀랄 만큼 어이없는 곳에서 넘어진다.
*12) 돈이 없다면서 낭비가 심하다.
*13) 나쁜 병에 걸린 걸까 의심될 만큼 식사량이 준다.
*14) 심하게 사례가 들거나 계속 가래를 뱉는다.
*15) 한 밤 중에 일어난다.
*16) 그렇게 계속 나올까 이상할 정도로 화장실에 자주 간다.
‘나이 들면 다시 어린 애가 된다’ 는 말이 있다. 16항 중 자그마치 10항 이상이 나에게도 해당된다. 60% 이상이니 이젠 아무리 부정해도 나 역시 상 노인이다. ‘60대는 해(年)마다 달라지고 70대는달(月) 마다 다르고 80대는 자고나면(日) 다르다’ 는 말이 그야말로 명언임을 다시 깨닫는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이러한 부적응 행동의 진짜 원인이 ‘노화에 의한 신체변화에 있다’ 고 하여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이 노인을 부정적 시각으로만 바라 볼 것이 아니라 이해할 것을 촉구하는 의미에서 이 책을 발행했다고 한다. 그것은 이미 서두에서 말했듯이 인간은 어느 누구도 삶에서 ‘나이 듦’ 과 ‘죽음’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작금 노인 이 급속하게 늘어가는 추세에서 젊은 세대들이 새겨들어야 할 글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당사자인 나를 비롯한 해방세대들을 비롯한 소위 X세대들이 어느새 시간이 흘러 이 책 한 권에 감정의 희비가 엇갈리는 신세가 되었다는 사실이 너무나 가슴 아프다. 인생은 우리 모두가 함께 가야 할 길 여행이며 다시는 되돌아 올 수 없는 길이다, '남은 삶 값나게 살지는 못해도 추하게 살지는 말자' 고 다짐하면서 글을 맺는다.(끝)
* 이 글은 학교동기 P가 카-톡으로 보낸 글을 각색했음을 밝힌다.
**크리스탈 힐링일기/2024. 1.17(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