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절의 고장 『예산』에서 1박2일을...
긴긴 동절기, 집안에만 박혀 지내려니 답답하다. 그렇다고 직장생활에 묶어있는 두 애들에게 에게 말을 꺼낼 수도 없고, 그저 화증머리만 솟는다. ‘窮 즉 通(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은 '眞人事待天命'과 함께 내가 종 좋 즐겨 쓰는 금언이다.
父子지간에 텔레피시가 통했나 보다. 성남시 분당에서 혼자 지내고 있는 아들이 ‘이 번 설 연휴동안 싱가포르에 출장이 있어 미리 집에 오겠다’ 는 카-톡 문자가 떴다.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했던가! 충절의 고장 예산 스플라스 리솜 온천’에서 1박하면서 인근의 역사문화 유적지를 돌아보았다.
**추사 김정희 선생 고택과 기념관**
‘아는 것만큼 생각하고 본다’는 말이 있다. 추사 김정희 선생을 그동안 명필가로만 인식해왔다. 그런데 덕산 스플라스 리솜 호텔에 가는 와중에 잠시 들러 본 「추사 김정희 선생 기념관」을 통해서 모르고 있던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조선 후기 북학파의 거두로서 淸祖의 고증학풍을 받아드려 經學, 금성학, 문자학, 사학, 지리학, 천문학에 이르기까지 해박한 실학자인 것을 비로서 알게 된 것이다.
특히 '북한산의 신라 진흥왕 순수비' 라는 것을 고증한 인물이 바로 추사 김정희 선생이라는 사실에 놀랐다. 추사 김정희 선생은 한마디로 천부의 타고난 재질을 바탕으로 詩·書·,畵·篆刻 등에 뛰어난 솜씨를 지닌 예술가 이시다. 특히 서도는 추사체라는獨自일문을 열어 서예사상 至高의 경지를 이룩하였다. 작품으로는 『묵란도·묵죽도·불이선란』과 생애 최고 명작인 『歲寒圖』가 있다.
**예산 재래시장의 ‘핫 플레이 광장’ **
다음은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예산 재래시장을 찾았다. 점차 시들해져가는 예산 상설시장을 다시 활성화시킨 장본인이 바로 요즘 政街에서 조차 뜨고 있는 세프 (요리가) 백종원이라는 사실에 또 한번 크게 놀랐다. 레트로한 분위기를 재현한 상설시장으로 시장 중앙에 위치한 장옥마당에서 예산의 다양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다.
**스플라스 리솜 온천 워터파크**
덕산의 스플라스 워터파크는 '다친 학도 치유한 영험한 실리카 보양 온천수' 라는 소문이 난 사계절 내내 즐기는 온천 워터파크이다. 설 밑 주말 탓일까! 몰려드는 차량이 어찌나 많은 지 외부 주차장은 물론 실내 1·2 지하 주차장 모두가 만차 여서 지하 통로에 간신히 주차 하였다. 객실에 짐을 풀고 용출온도 49도에 다량의 실리카 성분과 함께 칼슘, 마그네슘 등 다양한 미네랄이 함유되어 있다는 사우나에 몸을 잠시 담갔다. 역시 피부가 부드럽다. 워크파크내의 모든 시설들은 현금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전자 시스템으로 되어 있어 처음에는 무척 곤혹스러웠다. 사우나 후, 숙박호텔 이웃에 있는 주변, 「가야 참 불고기집」에서 늦은 저녁 식사를 했다.
잠시 눈을 붙인 후, 아시안 컵 축구 8강전을 시청했다. 전반전이 시작된 지 얼마 안되어 후반전이 거의 끝날 때까지 1:0으로 고전했다. 그러나 하늘은 우리 한국을 사랑하셨나 보다. 후반전 종료 직전 페널티 킥을 얻어 황회찬 선수가 동점을 만들어 연장전에 들어갔다. 그리고 주장 손흥민 선수의 보기 드문 자유 킥 성공으로 1;2로 승리하여 기분이 너무 '핫' 하다.
**매헌 윤봉길 의사 충의사 기념관**
이튿날 10시경 「스플라스 리솜 호텔」을 출발, 첫 번째 방문은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이다. 충의사 오르는 계단 양 옆으로는 태극기가 계양되어 나도 모르게 숙연해진다. 윤봉길 의사는 이미 알고 있는 바와 같이 고향에서 문맹퇴치운동을 하다가 암울한 조국 독립을 위하여 중국으로 망명하였다. 그리고 중국 홍커우 공원에서 개최된 일왕 생일축하 행사장에서 폭탄을 투척하여 일본 상하이 파견군 대장과 거류민 단장을 폭사시킨 애국 열사이시다. 기념관은 마침 휴관으로 문을 닫아서 아쉬움을 뒤로 하고 아들이 가보고 싶어하는 덕숭산 수덕사로 향했다.
**덕숭산 수덕사**
수덕사는 백제시대 세운 고찰로서 현존하는 사찰 중 가장 오래된 목조 건축물(국보 제49호) 알려져 있다. 지난 해 가을 경로당 회원들과 다녀간 지 얼마되지 않아 나는 새로 개관한 수덕사 「근역 성보관」을 관람하였다. 일제 강점기인 1918년 조선 총독부에 의해 강제 징발되었던 보원사지 철조 석가여래 불상이 가장 인상 깊었다.
안식구는 수덕사 미술품 전시실에서 11만 원 짜리 수제 가방을 아들이가 사 준 탓인지 흐뭇한 얼굴 표정이다. 수덕사 관람을 끝으로 귀가 중 「은성 얼큰한 뼈해장국」음식점에서 늦은 아침 겸 이른 점심식사를 하였다. 비록 짧은 1박 2일 일정이지만, 심신이 새처럼 날아오를듯 가뿐하다. 자식 자랑은 八不出이라 했는데? 아무튼 아들덕에 충절의 고장 예산에서 쌓인 묵은 피로 풀고 게다가 역사문화 탐방까지 했으니 너무 기분이 좋다. 아들 싱가포르 출장 무사이 잘 다녀오길 바라면서 글을 맺는다. (끝)
***크리스탈 힐링 일기/2024. 2, 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