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들이 뽑은 올 해 사자성어 ‘도량발호(跳梁跋扈)’
2024년 첫 날 식전, 아파트 뒤에 있는 구봉산(101.7m) 정상에서 구름사이로 뜨는 태양을 바라 본 것이 바로 어제 같기만 하다. 그런데 어느 틈에 금년 마지막 남은 12월도 이미 절반이 지나 중순에 접어들었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다사다난(多事多難)하다는
푸념 석인 소리가 이 곳 저곳에서 들린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올 한해 ‘자이사랑봉사단’ 을 맡아 심신은 고달프지만 <화성시마을공동체지원센터>에서 운영하는 블로그에 활동사례가 소개되어 기분이 좋다. 하지만 작금 대한민국은 한 치 앞을 예단할 수 없는 큰 혼란에 빠져있어 마음이 천근만근이다.
"똥 싼 놈이 오히려 화낸다'고 했던가! 내가 보기에는 흠이 더 많은 그들이 수시로 국정을 흔들더니 급기야는 대통령을 국가 반란 책동자로 탄핵 조치를 했다. 오죽했으면 국가수반인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발동했을까, 하는 측은지심이 든다. 더 기가 찬 것은 사회공기(公器)라 칭하는 언론매체들 마저 원인분석은 고사하고 오히려 한 술 더 뜬다. 정말 소가 웃을 일이다.
오죽하면 민주주의 모범국인 영국의 BBC방송은 “제살 뜯어먹는 미친 나라 국민‘ 이라는 제하의 촌평을 냈을까! 싶다. 앞으로 너·나 할 것 없이 부끄러워 외국여행은 물론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을 어떤 낯으로 쳐다볼지 난감하다.
이 와중에 대한민국 최고의 학식과 덕망을 지닌 대학교수들이 올 한 해를 상징하는 사자성어를 발표했다. 전국 대학교수 1086명을 대상으로 지난 달 25일부터 이번 달 2일까지 설문조사한 결과, 올해의 사자성어로 ‘제멋대로 권 력을 부리며 함부로 날뛴다’ 는 뜻의 도량발호(跳梁跋扈)를 선정했다. 그리고 2위는 ‘낯짝이 두꺼워 부끄럼이 없다’는 의미인 후안무치(厚顔無恥)였고 3위는 ‘머리가 크고 유식한 척하는 쥐 한 마리가 국가를 어지럽힌다는 석서위여(碩鼠危旅)라는 사자성어다.
모두 볼썽사나운 현 정국상황을 잘 묘사한 사자성어라고 생각된다. 정치란 “국민을 바르게 다스려 이끈다” 는 의미라고 본다. 따라서 민의를 대변하는 선량이라면 최소한도 역지사지(易地思之) 정도의 품성은 갖춰야 되는 것이 아닌가, 곰곰이 생각해 본다.
일찍이 공자는 ‘기신(其身)이 바르(正)면 불령이행(不令而行)하고, 기신(其身)이 부정(不正)이면 수령부종(雖令不從)이라 했다. 또 ’정의(正義)는 다소 지체되더라도 반드시 이긴다‘ 는 경구(警句)도 있다. 아직 시간은 있다. 선한 우리 국민들 지금은 경황이 없어 ‘가까이 있는 나무만 쳐다보지만, 불원간 먼 숲을 보는 안목'도 생길 것이라. 확신한다.
아무쪼록 혼란스런 이 난국이 하루 빨리 수습되어 다가오는 새 해, 을사(乙巳)년에는 교수신문에 부정적인 사자성어보다는 밝고 희망찬 긍정적인 사자성어가 많이 소개되길 기대하면서 글을 접는다.(끝)
**크리스탈 힐링일기/2024.12.19.(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