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독서)

용수 스님의 ‘이대로 살아도 좋아’ 를 읽고서

길전 2025. 2. 10. 11:50

우리나라에서 가장 추운 혹한기는 24절기 중 소한 또는 대한이 들어있는 1월 같으나 실제로는 입춘절이 들어있는 2월이 더 춥다. 을사년 새 해도 예외가 아니상 싶다. 설 연휴가 지난 이후 계속해서 영하 10도 이하의 추운 날씨가 지속되고 있다.

 

이 추운 날씨에 '절에 간다' 는 아내 이야기를 듣고 운전을 했다. 오늘은 불가에서 말하는 3(2025년은 돼지() ·토끼(() )에 해당되는 불도들은 약사여래 보살님께 기도를 올리고 가피를 받는 예식에 참석하여야만 수(水) ·화(火) ·풍(風) 재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법회가 있는 날이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올해는 우리 가족에게는 해당되지 않아 일찍 감치 법회를 마치고 공양을 받은 후, 귀가하는 길에 통탄복합문화센터 내에 있는 도서관에 들렸다. 2층에 있는 도서관 문을 열고 들어가니 출입문 앞에 최근 출간된 신간도서들이 진열되어 있다.

 

지난 번 왔을 때, 눈여겨보았던 도서  둘 중 하나인 번역가이자 소설가 박산호 작가가 묻고 티베트 불교 용수 스님이 답한 글이 실린 <이대로 살아도 좋아>을 대여 받았다. 아내는 1주일에 7권 이상의 도서를 읽는 다독주의자다.

 

살다 보면 천기가 참으로 다양함을 깨닫는다.  쾌청한 날이 있는 가하면, 어떤 날은 폭풍이 불고 때 아닌 진눈깨비가 몰아치는 날도 있다. 그런가 하면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기분 좋은 행복한 날이 있는가 하면, 어떤 날은 땅속으로 숨어들고 싶을 정도로 침울하다 못해 괴로운 날도 있다.

 

근자 내 몸 상태가 아주 저기압이다. 뜬금없이 뒷목이 뻑뻑 하더니만 오른쪽 어깨부분이 불편해 팔 들기가 쉽지 않다. 8.15년 광복 한 해 전에 태어난 나는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볼 것, 못 볼 것, 죄다 보면서 온갖 고초를 겪으며 생존한 80세대다.

 

세계경제 발전 10위권 국가로서 이제 겨우 살만하니 뜬금없이 나라가 하루 앞을 예단할 수 없을 정도로 혼란스럽다. 이러다가는 자유 민주주의 대한민국이 잘못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두려움에 하루 하루를 지낸다. 혼란스런 시국이  하루빨리 진정되길 바라는 마음은 모든 국민 모두가 같으리라! ‘선한 끝은 있어도, 악한 끝은 없다는 속담이 있다. 자유 민주 대한민국이 유지되길 바라면서 대여해온 <이대로 살아도 좋아>의 독후감을 나름대로 정리해보았다.

 

용수 스님은 박산호 작가와의 대담을 통한 글에서

요즘 괴로운 일이 생기셨나요?”

그렇다면 <그러려니> 하는 마음 가져 보세요!“

 

행복이 있을 때도 그러려니 하고 고통이 있을 때도 그러려니 하면 된다고 주문한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맨 날 행복하고 맨 날 좋은 일만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세상사는 좋은 경험도 나쁜 경험도 없다고 하면서 받아드리면 좋은 경험이 되고, 받아드리지 못하면 안 좋은 경험이 된다는 것이 용수 스님의 결론이다. 그러하니 무슨 일이 있어도 <그러려니> 생각하고 살라고 주문한다.

 

매사 분명한 것을 선호하는 스타일인 나는 처음 용수스님 말씀에 한동안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삶을 순탄하게, 자연스럽게, 흐름대로 사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용수 수님의 말씀이 용화사 법당 앞의 <모든 것은 오직 마음이 지어 낸다(一切唯心造)>라는 경구와 하등 차이가 없음을 뒤늦게 깨닫게 되었다. 따라서 앞으로 남은 의 마무리는 <그러려니, 생각하며 살리라> 다짐하면서 글을 맺는다. ()

 

**크리스탈 힐링일기/2025. 02. 10(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