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장의 고장 《안성맞춤》다녀오다.
시간은 잘도 간다. ‘짠물’ 이라는 별칭이 붙은 인천에서 희수가 넘은 늦은 나이에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는 <화성시 동탄>에 잠자리를 바꾼 것이 바로 어제 같은데, 어느 새, 금년 꽃피는 4월이면 만 6년이 된다.
동탄에 처음 왔을 때, 가장 먼저 내 안부를 물어 본 친우가 당시 수원 검찰청에서 가사상담 봉사를 하던 G였다. 이 것이 빌미가 되어 그 후 나는 지금 다달이 ‘동심회’ 와 ‘경기두리회’ 두 모임에 참여한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 는 말이 있다. 지난 2월 6일에는 조선조부터 놋쇠로 각종 식기를 만드는 곳으로 유명한 안성시를 방문했다. 이 곳은 절친 G가 학교를 떠나 장학사로 서 처음 근무한 곳으로서 지금도 예전에 인연을 맺었던 친구들과 교친 모임을 지속하고 있다.
이 곳 안성에는 인천교대 동기로서 본래 세 명이 있었는데, 아쉽게도 두 명은 이미 저 세상으로 갔고, 다만 안성1번지 학교에서 학교장으로 정년퇴직한 M만이 고향을 지키고 있다. 사실 나도 그의 동정이 궁금해서 G와 동행하게 됐다.
수원 아주대 삼거리 버스정류장에서 시외 버스에 몸을 실은 우리 두 사람은 1시간 조금 더 걸려 안성 중심가에 <연지동 식당>이라는 간판이 붙어있는 음식점에 도착하였다. 식당 안에는 보고 싶던 학교동기 M와 그리고 생면부지 두 분과 처음으로 인사를 나눴다.
고령에도 불구하고 쓴 소주를 그것도 작은 잔이 아닌 큰 물컵에 받아 마시는 모습이 너무 건강하게 보여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 오찬이 끝나고 길거리 노점에서 붕어빵을 먹어 본 것도 멋진 추억으로 한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안성 재래시장을 둘러보고 『한경국립대』앞 시외버스 정류장에서 본 조병화 향토시인의 <하루만의 위안>이라는 詩가 귀가한지 이틀이 지난 지금도 눈에 어른거린다.
하루만의 위안 /조병화
잊어버려야 한다. 진정 잊어버려야 한다.
오고 가는 먼 길가에서 인사 없이 헤어진 지금은 누구던가
그 사람으로 잊어버려야 한다.
온 생명은 모두 흘러가는 데 있고, 흘러가는 한 줄기 속에
나도 또 하나의 작은
비둘기 가슴을 비벼대며 밀려가야만 한다.
눈을 감으며 너와 가까운 어느 자리에
싸리꽂이 마구 핀 잔디밭이 있어 잔디밭이 누워
마지막 하늘을 바라보는 내 그날이 온다.
그 날이 있어 나는 살고
그날을 위하여 바쳐 온 마지막 내 소리를 생각한다.
그날이 오면 잊어버려야만 한다. 진정 잊어버려야 한다.
오고가는 먼 길가에서 인사 없이 헤어진 사람은 누구던가
그 사람으로 잊어버려야 한다.
날이 가고, 달이 가고, 해가 가도, 내가 살아 있는 한, 오늘처럼 즐겁고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으면서 글을 마무리 한다. 의미 있는 하루 흔적을 힐링 일기장에 남길 수 있어 G와 M에게 고맙다는 인사말을 남기면서...(끝)
**크리스탈 힐링일기/ 2025.02.26.(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