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모임)

<병점노인대학> 개강식에 다녀와서...

길전 2025. 3. 29. 14:29

 

지난 314일 아내를 용화사에 데려다 주고 감자를 심으려고 텃밭에 나갔다. ‘씨감자를 심기 전에 재를 버무려 심으면 병을 예방 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텃밭 근처 언덕바지에 마른 풀이 있기에 이를 뜯으려고 엎드리는 순간 2m 이상 굴렸다. 서울 모 신경외과에서 척추협착증 시술한 부분이 크게 충격을 받은 것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그날 4kg의 감자를 심은 것이 아무리 생각해도 신기하다. 병원에서 주사 2종류와 처방한 약을 먹고 심한 통증은 사그라져 혼자서 세면 그리고 용변은 볼 수 있어 천만 다행으로 여긴다.

 

그 후, 2주 이상 집안에만 갇혀 생활하니 정말 답답하다 못해 미친것만 같다. ‘움직이면 살고, 누우면 죽는다' 는 말이 그냥 지나가는 우수개 소리가 아님을 똑똑히 새긴다. 마침 오늘(328)배우며 즐기는 병점 노인대학2개강식 날이다. 아직 외부 활동하기는 부적절한 몸 상태지만, 바깥 공기를 쏘여야겠다는 생각에 조심해서 다녀오라는 아내의 걱정스런 말을 들으며 마을버스를 탔다.

 

오늘 첫 시간 강의는 노인대학장의 병점 노인대학 운영 전반에 관한 오리엔테이션이다. 이어서 두 번째 강의는 노인대학이 모이는 화성특례시 동부출장소장의 “2025년 동부지역 현황과 비젼이라는 주제 강의다. 화성에서 태어나 성장한 P 소장은 화성시 이 고장 발전을 위해 35년여 몸 바쳐 온 지방 공무원이다. 그가 강의 처음에 제시한 뿌리가 튼튼해야 가지가 무성하다는 근고지영(根固枝榮) 이라는 사자성어가 마음에 와 닿는다.

 

국가의 주역이 될 새싹들을 대상으로 41년여 교육을 위해 힘써 온 또한 나름대로 지향하는 좌우명이 있다. '자신의 노력과 최선의 노력을 다한 후에 는 결과는 하늘에 맡기라'는 교훈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는 좌우명과 더불어 '세상에 공짜는 없다' 는 교훈이 바로 그것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는 교훈은 고대 바빌론의 우화에서 비롯된 이야기라고 한다.

 

옛날 바빌론의 왕은 신하 현인들에게 우매한 백성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침이 되는 해법을 제시하라고 명령했다. 신하들은 동서고금의 성현들의 말씀들을 모아 12권의 책을 완성하여 왕에게 바쳤다. 책을 본 왕이 담하길 우매하고 생업에 바쁜 백성들이 이 12권을 어찌 다 읽는단 말인가! 좀 더 줄여 주시오하며 다시 명을 내렸다. 다시 신하들은 머리를 모아 줄이고 줄여서 한 권의 책으로 왕에게 바쳤다. 책을 본 왕이 답하길, “여전히 책이 두껍소! 백성들이 이해하기 쉽게 한 문장으로 표현해 주면 안 되겠소?” 그리하여 신하들은 몇 달을 고심한 끝에 한 문장으로 된 이 글이 바로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Ther's no such thing as a free lunch)”고 한다.

 

이 문장은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밀턴 프리드먼에 의해 다시 한 번 널리 알려졌는데 경제학에서 기회비용의 개념을 상징한다. 무언가를 공짜로 얻은 것처럼 보여도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비용이 지불되었거나 놓친 다른 기회가 있다는 뜻이다. 지금 당장 지불한 것이 없으니 진짜 공짜라고 생각한다면 더욱 경계해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 이자가 붙기 때문이다. 받은 것보다 더 많이 줘야 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이 만고불변의 이치는 나눔과 베풂에도 적용된다고 말한다.

 

내가 누군가에게 건넨 따뜻한 마음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공짜가 아닌 그 마음은 언젠가 어디선가 나에게 돌아와 지불될 것이라는 생각한다. 그 순간이 내일 일수도 있고 몇 년 뒷일 수도 있다. 아니면 내가 아닌, 내 아이에게, 혹은 내가 알지 못하는 이에게로 흘러갈지도 모른다.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그 마음이 헛되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 내 안에 단단히 자리 잡고 있다.

 

아무튼 오늘 몸은 비록 힘들었지만 병점 노인대학 개강식에 참석하길 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근고지영(根固枝榮) 이라는 사자성어와 더불어 '세상에 공짜는 없다' 는 교훈적인 말이 작금 망구(望九)의 삶을 살아가는 내 또래의 시니어들이 다시 한 번 가슴 깊이 생각해야 할 명언임을 이해하길 바라면서 글을 접는다.()

 

**크리스탈 힐링일기/ 2025. 3.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