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자 지속되는 코로나 19 사태로 온 종일 집안에서만 갇혀 지내는 것도 보통 고역이 아니다. 지난 주말 안식구는 두 접이나 되는 의성 마늘을 구입하여 껍질을 벗기는 작업을 하고 있다. 옆에서 지켜보기가 민망하여 '마늘까기' 작업에 동참했다. 그런데 웬걸, 가라앉았던 허리 통증이 재발되었다. '나이 이기는 장사 없다' 더니 조금만 무리를 하면 탈이 난다. 며칠 째, 자전거 타고 하는 '동탄 문화 탐방' 도 잠시 접고 집 앞 동탄여울공원에서 조금씩 걷는 것이 고작이다. 수요일인 오늘 뙤약볕이 거실로 들어오는 점심무렴이 임박하자 눈이 또 감긴다.
와사보생(臥死步生: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 라는 사자성어가 불현듯 머리를 스친다.
식수와 스마트폰만을 챙겨 밖으로 결국 뛰쳐 나왔다. 그리고 아들이 건네 준 자전거로 평소 자주 달리던 오산천변 자전거길을 조금은 조심스럽게 달려보았다. 걱정되던 허리에 별 무리가 없음을 확인하고 경부선고속도로 동탄 IC입구 근처에 있는 〈큰 재봉공원〉을 둘러볼 생각을 하였다. 전부터 와 보고 싶던 곳이다. 큰 재봉공원은 영화촬영을 위한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이라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였다.
풋살경기장은 큰 재봉공원의 가장 중심되는 시설이다. 이 곳에서 머지않아 풋살경기 경기 장면을 촬영한다 하니 역시 동탄 신도시는 사람 살만한 곳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양해를 구하고 공원내 여러 시설들을 둘러 보면서 스마튼 폰에 담았다. 그리고 지름길로 뚫린 〈알콩달콩 유아 숲 체험학습장〉에 들어섰는데 뜬금없이 스마트폰 전화 벨소리가 난다. 굵직한 남성 목소리가 들린다.
"방금 이 곳에 다녀간, 김 ㅇㅇ 어르신 아닌가요?"
" 예 그렇습니다만..."
" 명함과 5만원권 지폐를 습득했습니다"
스마트폰 보호막 앞 부분을 보니 명함과 비상금 5만원자리 한 장, 그리고 동탄 농협에서 발급받은 교통용 카드 G-PASS가 없다. 아풀사!! 정신이 번쩍 든다. 스마트폰으로 사진 찍는데만 정신이 팔렸지, 이들 소지품이 빠져나가는 것은 전혀 몰랐던 것이다. 요즘 세상이 아무리 각박하게 돌아가도 善한 심성을 지닌 사람들이 있어 아직은 살만한 세상임을 다시 깨닫는다. 오늘 하루는 정말 천당과 지옥을 왔다 갔다 한 날로 기억될 것 같다.
"젊은 삼촌, 정말 고맙소 ♡!!" ***크리스탈이***
다음검색
권리침해신고 | 이용약관 | 카페 고객센터 | 검색비공개 요청
Copyright ⓒ Kakao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