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는다고 해서 세상 모든 일을 다 경험하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여든셋에 난생 처음 마늘과 양파를 심었다. 40여 년간 교직에 몸담았고, 정년퇴직 후에는 텃밭을 가꾸며 소일하고 있지만, 마늘과 양파를 직접 심어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 초, 특례시로 승격한 화성 동탄으로 이주한 지도 어느덧 6년째다. 이주 첫해를 제외하고는 해마다 작은 땅을 빌려 텃밭을 가꾸어 왔다. 정년퇴직 후의 생활을 돌아보면 텃밭 가꾸기만큼 내 적성에 맞는 소일거리도 드물다. 흙을 만지고 씨앗을 심으며 하루하루 자라는 채소를 지켜보노라면, 나이 들어서도 무언가를 가꾸며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큰 기쁨인지 새삼 느끼게 된다. 그런데 해마다 아쉬움이 하나 있었다. 여름철 채소 수확이 끝나고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텃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