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21일(목)의 신문 빅 뉴스는 아무래도 백악관의 새주인 미국 제46대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이다. '코로나19' 팬데믹현상에다 이제는 전임대통령으로 신분이 바뀐 트럼프 지지자의 미 의사당 폭력 사태로 인해 취임식은 비록 약소하게 치뤄졌지만 세계인들의 이목을 이목을 집중시키기에는 부족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또 하나, 나로 하여금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기사가 10면 문화판 하단에 실린 '이 한장의 사진' 이라는 글이다. 글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텔레비젼에 내가 나왔으면...
아무것도 없는 골목길은 없다. 사람이거나 세간이거나 언제나 명백한 삶의 증거를 드러낸 보인다. '골목길 사진가'로 불리는 김기찬(1938~2005)은 1968년부터 서울 중림동 골목 풍경을 촬영했다. 손수레 하나 들어갈 좁은 골목에서 유년의 시간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가 포착한 것은 고도 성장의 이면의 비참이 아니라 후미진 골목에도 여전히 존재하는 만면의 미소였다. (중략)
작가는 1982년 6월 26일 , 중림동 골목길에서 두 아이를 만났다. 지금은 중년이 됐을 당시의 꼬마들이 "텔레비젼에 내가 나왔으면..."으로 시작하는 동요처럼 버려진 TV장(欌)에 작은 몸을 밀어넣고 얼굴만 비죽 내민채 웃고 있다. 뒷편에서 궁핍을 드러내는 낮은 지붕의 주택들은 그러나 이들의 해사한 웃음으로 인해 정감(情感)의 거주지로 변모한다. -이하 생략-
이 글을 읽는 순간 뜬금없이 지난 12학교 생활에서의 두 장면이 반추된다. 2년 6개월의 군 복무를 마치고 새내기 교사로 근무한 학교는 경기도 오지(奧地) 가평군 경춘가도변에 있는 12학급 규모의 학교였다. 육·칠십 년대 까지만 해도 이 지역 대다수 가구들은 산이 주요 생활터전이었다. 따라서 바다를 잘 알지 못하는 아이들이 상당수였다. 6학년을 담임한 나는 수학여행지로 인천을 택했고 1박을 인천역 차이나타운 여관에서 하였다. 그리고 귀가 길에 서울 세종로에 위치한 모 방송국을 들렸다. 아이들과의 현장 인터뷰 과정에서 '학급아동 100% 수학여행' 이라는 이야기가 방송 전파를 타고 전국적으로 소개된 바 있다.
나머지 또한 사례는 새내기 교감 때 이야기다. 누가 뭐라고 해도 교사의 생명은 수업이다. 지금은 모든 학교에 일반화되었지만, 학년단위 수업공개의 날은 내가 최초로 시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모든 학년이 1년에 단 하루 날을 정해 학부모가 참석한 가운데 수업을 공개하고 자녀교육 상담기회를 갖도록 하였다. 나는 학급담임들이 아동들의 수업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어떤 기법을 사용하는가? 가 주요 관심사였다. 3년여 수집된 자료를 정리하여 현장연구 발표 및 「문교행정」에 투고 하였다. 이것이 단초가 되어 EBS방송국 '교사의 시간' 에 출연(1981.8.16방영) 한 바 있다.
혹자는 지난 '과거는 잊으며 살라고 한다. 하지만 오늘 접한 글의 모태가 된 정진국 미술평론가는 '카메라와 더불어 추억을 발명 해낸다' 고 했다. 그러면서 '그 골목길은 지금 남아 있지 않지만 그러나 사진은 남아 있다' 고 하였다' 나 또한 지난 40여 성상의 학교생활 흔적들이 고스란히 내 추억속에 여전히 남아있음을 이 글을 통해 인식하게 됐다. 어쩌다 보니 학교동기들이 달가워하지 않는 '구렁이 제 몸 추수리는 이야기가 된 것 같아 민망스럽다' 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어쩌라, 어차피 인생은 제 멋에 따라 사는 것이 인생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크리스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