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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정기검사 애환 /2021.11.22.(월)

길전 2021. 11. 21. 21:52

새내기 교감(1988.3)이 되면서 운전대를 잡았으니 운전구력이 33년이 된다. 멋도 모르고 처음에 1종 운전면허증에 도전한 것이 흠이었다. 지필시험은 단 번에 합격했지만 까다로운 기능시험은 자그마치 여덟 번 도전만에 합격했다. 함께 면허증 취득에 응시한 지인들 보기가 부끄러웠다. 그런데 지금와서 생각하니 이것이 전화위복이 될줄이야! 30년이 넘는 긴 세월 큰 탈없이 운전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그리고 도로 연수를 겨치지 않고 곧바로 차를 구입했으니 이것 또한 득이다.

 

최초 구입 자량은 부품을 일본에서 들어와 국내에서 조립한 이른바 프레스토〉 다. 구입한 첫 해 여름방학에 가족을 태우고 동해안 소금강에 갔다가 자동차 키를 차안에 둔 채 문이 잠겨 애를 먹었던 기억이 새삼스럽다. 

두 번째 바꾼 차는 준중형 세단으로 구입 당시 인기가 높았던 현대자동차 아반테. 초임 교장으로 발령받아 강화 불은학교에 출·퇴근하였더니 품격에 어울리지 않는 차를 탄다고 말들이 많다.

 

1년 후에 ‘썩어도 준치라는 닉네임이 붙은 부평시내 학교로 전근(1999.9)하면서 바꾼 차종이 지금까지 22년 동안 굴리고 있는 〈현대EF소나타. 하지만 운행거리는 7km가 채 안 된다. 더군다나 퇴직 후에는 차를 굴릴 일이 뜸하니 일년에 두 번 내는 자동차세를 비롯해서 건강보험료가 누증되고 년 50만원 가까운 자동차 보험료를 생각하면 당장 자가 면허증을 반납하고픈 생각이 굴뚝같다. 하지만 세상사 최고선은 없다고 하지 않던가! 자동차가 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장·단점이 있게 마련이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그리고 지금 지니고 있는 자동차를 굴릴 수 있는 때까지 자가 운전하리라 생각을 굳혔다. 

 

지난 주 초, 「교통안전공단으로부터 자동차검사 안내 문자가 날아왔다.  '예약 없이는 검사가 불가하니 반드시 사전 예약을 하라는 요지내용이다. 요즘 '지구 살리기' 일환인 '탄소중림 실천운동' 이 전 인류의 관심사다. 따라서 자동차 생산업체도 기름으로 운행하는 자동차 생산은 줄이고 수소 또는 전기 그리고 이를 혼용한 이른바 《하이브리드》형 차량 생산이  대세다.  곧 운전대가 없는 자동차가 출현한다니 참 좋은 세상이다.

 

자동차 정기검사를 앞두고 운행 거리는 7만km 안쪽이지만 구력이 22년이 된다는 것이 무척 신경이 쓰인다. 동탄 이주 후, 처음으로 예약된  11월 19일(목) 오전11시 자동차검사소에  도착했다.  사무실에 거치지 않고 곧바로 검사장에 들어갔다. 다른 것보다 4단계 검사과정인 배출가스 유출여부가 관건이다. 불합격 판정을 받는다면 아예 면허증을 반납하거나 아니면  새 차를 구입해야 할 처지다. '숨을 멈추고 검사를 지켜보는데 드디어 검사원이 입을 뗀다.

"차 깨끗하게 타셨네요, 후미등 하나만 교체하면 됩니다."

 

우선   '앞으로 2년간 더 운행할 수 있다' 는 기쁜 소식을 안식구에게 알렸다.  그동안 마음 졸이며 고심했던 문제가 일시에 해결되니 너무나 기쁘고 감사하다. 세상사 모든 일이 시간이 해결한다' 는 사실을 뒤늦게 나마 몸소 깨달은 것이 큰 소득이다. 이 모든 것이 저승에 계신 부모님 홍복이라 생각하면서 글을 접는다.  ***크리스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