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참 빠르게 흘러갑니다. 국민 제2세 교육을 위해 인천 숭의동 교정에서 함께 공부한 친구들이 올 들어 졸업 60년이 되었습니다. 따라서 지난 4월 25일 서울 남산골 한옥마을 인근, 모 호텔 한식 뷔폐에서 30여 동기들이 모여 60돌기념 자축을 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졸업생 181명 중 이미 저 세상으로 먼저 간 동기가 30명이 넘는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참석 한 동기 중에는 길거리에서 갑자기 만나면 얼굴을 알아보기 어려운 동기도 있습니다. 오랜만에 새내기 교사시절 오지 가평에서 함께 근무했던 任 선생도 조우했습니다.
그는 당시에 공부를 더 하겠다며 1주일에 두어 번, 버스와 기차를 번갈아 타고 서울 4년제 학교에 편입하더니 결국 중·고등학교로 전직하여 국어선생님으로 근무했습니다. 당시에는 임 선생이 얼마나 부러웠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세상사 양지가 있으면 음지도 있다’ 는 생각도 떠오릅니다.
임 선생은 이 자리에서 뜬금없이 내가 살고 있는 주소를 알려달라는 것입니다. 그로부터 얼마 후, 병점노인대학 수강을 마치고 귀가하니 그가 보낸 소포 가 거실 식탁에 놓여 있습니다. 조심스럽게 소포를 뜯어보니 신간도서 <저녁 종이 울릴 떄> 그리고 레터 카드와 십자가가 붙어있는 책갈피가 함께 들어 있습니다.
역시나입니다. 임 선생은 아이들과 함께 한 40여 성상의 교단 추억들을 <저녁 종이 울릴 때>라는 소설로 펼쳐 냈습니다. 그는 작가 레-터를 통해 “지나온 세월을 돌아보면 소중한 시간을 허비한 죄가 얼마나 큰지 모른다면서 앞으로는 남은 생을 좀 더 가치 있고 보람 있게 살고 싶다“고 소회를 밝혔습니다.
<저녁 종이 울릴 때>는 5백여 쪽에 이르는 장편 소설로서 크게 3부(1부:적산 ·2부:낙화유수· 3부:만종)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책은 작가가 에필로그에서 밝힌 것처럼 '어떤 거대한 흐름이나 역사보다 교실의 아이들, 마을의 사람들, 아침마다 밥을 짓고 저녁마다 종을 울리던 그 이름 없는 하루하루를 되살리는’ 소박한 그러나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진실이 녹아있는 책이라 생각됩니다.
더우기 퇴임 후, 제2 인생을 성심 인성연구원 이사 및 미술 심리치료 선임 연구원, 성심 효 대학원 효 마을학교 강사로 활동하면서 82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다년간의 교직 실천 사례를 소설장르를 통해 제시한 동기의 열정과 용단에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앞으로도 더욱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기원하면서 액티브 시니어로서 좋은 글 많이 써주기를 부탁하면서 글을 마침니다. 감사합니다. (끝)
**크리스탈 힐링일기‘ 2025. 5.22(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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