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자녀교육의 원칙

길전 2008. 1. 1. 11:59
자녀교육의 원칙
시평-김청규 전 인천 부마초등학교장
필자는 일주일에 한번 꼴로 대중 사우나탕에 간다. 일주일 동안 쌓인 피로를 풀기 위해서 찜질 방에 들어가 땀을 흠뻑 흘린 후에 찬물 욕탕에 들어가 달구어진 몸을 식히는 것이 필자의 목욕법이다.
그런데 찬물 욕탕 안에는 예외 없이 사춘기 또래의 악동들이 주변을 의식하지 않고 제 멋대로다. 흡사 야외 해수욕장을 방불케 한다. 주의를 주어도 잠시 그 때뿐이다. 큰소리가 나야 눈치를 보면서 슬금슬금 욕탕에서 빠져나간다.
"칠십이 넘는 어르신이 불량 청소년들에게 집단폭행을 당했다"는 TV 뉴스를 보았다. 효(孝)를 만행(萬行)의 근본으로 삼으며 웃어른 모시기를 부모 받들기보다 더 어렵게 여기던 우리 사회가 어쩌다가 이 지경까지 되었는지 한마디로 기가 차다.
혹여 '법보다는 주먹이 먼저'라는 작금의 혼란스러운 사회양태가 우리 청소년들에게도 고스란히 이전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며칠 전에는 '엄마 때리는 아이, 멍드는 가정'이라는 신문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가정에서의 폭력문제는 충동조절 장애 또는 오락 중독과 같은 자녀들의 기질적 요인도 있다 하겠으나 한편으로는 부모의 빗나간 자녀교육관에서 빚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 난다'는 말이 있지 않던가! 어찌 보면 부모(엄마)는 피해자이면서 한편으로는 가해자이기도 하다.
부모들은 자기가 이루지 못한 한(恨)을 자녀를 통해서 대리만족을 구하려는 경향이 없지 않다. 이는 자녀를 교육시킴에 있어 물· 불을 가리지 않는 모습을 통해서 유추해 볼 수 있다. 어떤 원칙이나 기본도 없이 조급한 마음에 '비법'만 찾는데서 오늘날 아이들의 삶 곳곳에서 구멍이 뚫리고 오히려 역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한다면 필자의 편견일까?
미국에 유학 이민으로 건너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슬하의 세 자녀를 훌륭한 세계인으로 키운 한국 리더십 센터 김경섭 부부의 '자녀교육 원칙 3가지'는 영·유아를 둔 젊은 부부들에게 지침이 될 것 같다는 생각에 소개한다.
첫째 원칙은 '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발달단계에 따라 꼭 학습하지 않으면 안 될 덕목과 결정적 시기가 있다. 이따금 공공장소에서 어린애가 막무가내로 떼를 쓰는 경우를 목격하게 된다. 대개 젊은 부부들은 아이의 '생떼'를 받아준다. 버릇없이 자란 아이가 훗날 어떤 모습으로 성장하여 살아갈 것인지 한번 생각해보라.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을 우리 부모들은 음미하길 바란다.
둘째 원칙은 자기 관리능력을 키워주어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다.
부모가 언제까지 아이 곁에 붙어서 일일이 간섭하고 지도할 수 없는 노릇이다. 학교 이웃에 사는 아이가 분명한데 등·하교시간에 승용차로 태워다 주는 학부모를 보게 된다. 역경과 시련 속에서 자녀가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자녀의 전체적인 삶을 위한 원칙이고 효과적인 교육이다. 자녀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기다릴 줄 아는 여유와 인내도 필요하다.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은 누구나 마찬가지다. 그래서 자식사랑은 '천륜' 이라고 하지 않던가! 그러나 지나친 사랑은 원칙이 아니고 '비법'이라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셋째 원칙은 아이들은 보는 대로 듣는 대로 느끼는 대로 자라기 때문에 주거환경을 배려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김경섭 부부는 실제로 현대판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를 실천하여 미국에 사는 동안 세 번 이사를 하였다. 첫 동네는 젊은 부부가 많아 아이들의 또래 친구들이 많았던 '체리힐' 두 번째 마을은 자전거로 통학이 가능할 만큼 안전했던 '무어스타운' 마지막 세 번째 동네는 유명 학자들과 노벨 수상자들이 많이 살았던 전원도시 '프린스턴'이다.
물론 이외에도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서 원칙으로 정해 둔 것들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러나 자녀들이 유소년 시절이었을 때 중요했던 것은 세 원칙이었다./시평-김청규 전 인천 부마초등학교장
종이신문정보 : 20061212일자 1판 5면 게재  인터넷출고시간 : 2006-12-11 오후 8:5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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