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독서)

[스크랩] `어느95세 어른의 수기`

길전 2013. 4. 1. 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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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95세 어른의 수기'

 

'세월 이기는 장사 없다' 는 말 틀린 말이 아닌듯 싶다. 책을 한 번 잡으면 단숨에 다 읽어야 직성이 풀리던 내가 요즘은 아무리 흥미로운 책일지라도 겨우 대여섯 페이지 넘기면 눈거플이 감긴다. 김정운 교수가 쓴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대여기간를 1주일 더 연장하여 어제 일요일 완독했다.

 

처음 책 제목을 보는 순간에는 문화심리학자인 저자가 '왜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고 했는지가 무척 궁금하였다. 사실 이런 호기심이 발동하지 않았다면  이 책을 읽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다 읽은 후, 저자 김정운교수야말로 그 누구보다도 아내를 지극히 사랑하고 배려하는 애처가임을 깨닫게 되었다. 군 복무를 마치고 홀홀단신 독일에서 공부한 저자는 너무 외로워 아내를 데리고 가서 무려 13년동안 재독생활을 한다. 저자는 야간경비병 그리고 아내는 베를린 필하머니의 부지휘자로 아르바이틀를 하면서 아이들을 키우는 장면은 나를 숙연하게 만든다. 결코 이세상은 공짜가 없음을 확인시켜주는 대목이다. 이 책은 왜 우리의 삶이 재미없는지, 행복하지 않은 이유는 도대체 무엇인지, 더 나은 삶에 대한 희망은 어디서 오는지, 아니 도대체 희망이 있기는 한 지, 등에 관한 '문화심리학적 해석'을 쓴 인문학 도서라 일기에는 다소 부담이 간다.

 

 이책에서 내가 가장 감명깊게 읽은 부분은 '도대체 무엇 때문에 사십니까? 라는 5장 부분이다. 저자는 가장 훌륭한 노후대책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고 , 그것을 공부하는 일이라고 설파하면서 저자가 인용한  '어느 95세 어른의 수기' 의 글이다. 

 

 

나는 젊었을 때

정말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 결과

나는 실력을 인정 받았고 존경을 받았습니다.

그 덕에 63세 때 당당한 은퇴를 할 수 있었죠.

 

그런 지금 95번째 생일에

얼마나 후회느이 눈물을 흘렸는지 모릅니다.

 

내 65년의 생애는 자랑스럽고 떳떳했지만,

이후 30년의 삶은

부끄럽고 후회되고 비통한 삶이었습니다.

 

나는 퇴직 후

이제 다 살았다. 남은 인생은 그냥 덤이다.

그런 생각으로 그저 고통없이 죽기만을 기다렸습니다.

 

덧 없고 희망이 없는 삶

그런 삶을 무려 30년이나 살았습니다.

 

30년의 시간은

지금 내 나이95세로 보면...

3분의 1에 해당하는 기나긴 시간입니다.

만일 내가 퇴직을 할 때

앞으로 30년을 더 살 수 있었다고 생각했다면

난 정말 그렇게 살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때 나 스스로가

늙었다고, 뭔가를 시작하기엔 늦었다고

생각했던 것이 큰 잘못이었습니다.

 

나는 지금 95세지만 정신이 또렷합니다.

앞으로 10년, 20년 더 살지 모릅니다.

 

이제 나는

하고 싶었던 어학 공부를 시작하려 합니다.

그 이유는 단 한가지...

 

10년 후 맞이하게 될 105번째 생일날!

95세 때 왜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았는지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출처 : 부평시니어기자단
글쓴이 : 기자 김청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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