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思

가슴을 울리고 떠난 亡人을 생각하며/2021. 3.29(월)

길전 2021. 3. 29. 15:18

상서로운 '흰 소 띠 해' 2021년 첫 분기가 이틀 후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그리고 春節 2분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지난 주 토요일에는 초딩 동기 또  한 사람이 ‘하늘나라로 떠났다’ 는 비보를 뒤늦게 듣고 인천가족공원에 자리 잡고 있는 승화원에 다녀왔다.

 

불원간 팔순을 앞둔 처지가 되고 보니 좋은 소식보다는 당사자의 죽음을 전하는 哀詞을 더 자주 듣게 된다. 새 해 들어 얼마 되지 않는 시간 흐름속에 벌써 네 사람이 운명을 달리하였다.  셋은 부평골 초딩 동기와 숭의동 교대교정에서 2년간 동문수학한 경인두리회 회원이고 나머지 하나는 손위 동서이다.  사람은 물론 생명을 지닌 모든 생물은 어차피 일정한 시점이 되면 이 풍진 세상을 하직하는 것이 世上事이지만, 그래도 ‘깨 똥 밭에 굴러도 저승보다는 이승이 낫다’는 속설때문인지 아직은 죽음에 대해 혼란스럽고 때로는 두렵다.

 

수명 100세 시대에 즈음하여 나는 ‘언제 죽느냐 보다는 어떤 죽음을 맞이하느냐’ 가 더 중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은 지니고 있다. 중국 경전 〈서경〉에 기술된 5福 중 다섯 번째, 고종명(考終命)을 떠올려본다. ‘죽음을 깨끗이 하자는 소망’ 으로, 모든 사회적인 소망을 달성하고 남을 위하여 봉사한 뒤에도 객지(客地)가 아닌, 자기 집에서 편안히 일생을 마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는 것이 考終命의 의미다. 흔히 살아 생존 시에는 존경을  한 몸에 받던 사람이 죽은 후에는 가족 또는 주변인들로부터 입에 담지 못할 욕을 듣는 亡者들을 간혹 본다.


'인생은 지나가는 바람이요 흘러가는 구름' 이라고 어느 선각자는 설파하지 않던가! 잠시 잠간 이승에서 지내다가 영원한 안식처에서 지탄받는 인물은 구체적으로 例을 들지 않더라도 얼마나 불행하고 꿈직한 삶인가! 그래서 평소에 ‘잘 하라’ 는 말이 五福 중에 네번째 유호덕(攸好德)이 아닌가 생각된다. 지지난 주에는 손위동서 49제로 안식구가 처형 댁(부산)에 다녀오면서 亡者가 살아 생전시 틈틈이 적어 발간한 시집 3권을 가져왔다. 그 중에서 마음에 드는 詩 하나를 소개하면서 글을 맺는다. 

                                                                                        ***크리스탈***

 

 


밤에도 풀은 초록이다.


어둠은 빛의 다른 말입니다.
당장 색깔이 보이지 않는다고
색이 없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밝은 낮에도
빛이 가지 못하는 가슴속은
마음의 빛으로 보니까요.

어둠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빛에게 잘 보이려 하지 않아도
빛은 어둠의 다른 이름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