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思

대서 날 인천시립박물관 갤러리를 찾아가다./2021. 7.22(목)

길전 2021. 7. 23. 18:20

721일은 중복이고 22일은 일 년 중 가장 덥다는 24절기 중 12번째, 대서이다.  열을 열로 다스린다는 의미의 한자성어가 불현듯 떠올라 아침식사를 마치기 무섭게 디-카를 챙겨 병점역 행 버스에 올랐다. 그리고 수원역에서 지난해 9월  개통한 수인분당선으로 환승하였다. 우리나라 최초 공립박물관인 인천시립박물관 1층 갤러리 한나루에서 개최되고 있는 52년 인천생 곰표특별 전시를 보기 위해서다.

 

  

우리나라에서 밀은 근대 이전까지만 해도 상류층만이 맛 볼 수 있는 귀한 곡물이었다. 개항이후 함경도 등 벼농사가 어려운 북부지방을 중심으로 밀 재배가 시작되고 외국산 밀이 수입되면서 일반 대중들도 쉽사리 밀가루를 접할 수 있게 되었다. 밀가루의 수요가 증가하자 1918년 진남포에 밀의 가공을 위한 만주 제분 공장이 설립되었고 이를 기점으로 제분공장은 인천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 들어서기 시작한다.

 

미국에서 무상원조로 제공되는 밀을 원료로 하는 1등품 밀가루 곰표1952년 인천에서 태어났다. 필자가 몸 상태가 썩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섭씨 36도를 오르내리는 폭염 속에 2시간 이상 소요되는 인천시립박물관 갤러리 전시를 찾은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부친께서 고향(, 시흥시)을 떠나 최초로 공장생활을 시작한 곳이 바로 ()대한제분이다. 소식 적 부친께서 일하셨던 직장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는 모처럼의 기회를 어찌 놓칠 수 있겠는가? 예전 협궤열차 간이역이었던 송도역에서 내려 청량산 기슭에 위치한 인천시립박물관 까지 15분 정도 걷는데 땀이 비 오듯 한다.

 

52년 인천 생 곰표 전시는 원맥을 하역하는 인천항 모습에서 시작하여 대한민국 밀가루 이야기(1), 대한제분과 인천 밀가루 그리고 즐거운 분식(2), 1952년 인천, 곰표 태어나다(3)로 구성되어 있다. 전에 보긴 했지만, 역사1 · 2실과 공예실, 서화실, 그리고 야외전시장을 다시 한 번 둘러보았다. 뿐만 아니라 인근에 있는 자유수호의 역사가 숨 쉬는 공간 인천상륙작전기념관과 인천박물관 중에서 국보급 문화재(16)가 가장 많이 전시되고 있다는 흥륜사 인근의 가천박물관까지 관람하였다.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는 말이 있다. 이왕 어렵사리 인천에 왔으니 초등동기들 보고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리움회장에게 전화를 했다. 이런 경우를 콩서리 하듯 한다고 하든가. 아무튼 네 명의 초등동기들이 선학역 근처 먹자골목 삼계탕 집에서 만나 모처럼 회포를 풀었다. 뭐니 뭐니 하여도 어릴 때 친구들이 좋다. 속옷이 온통 땀범벅이 되었지만 그래도 기분만은 짱이다.() ***크리스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