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말 ‘하늘 아래 첫 동네’ 라는 닉네임이 붙은 분당에 거주하는 아들이 카-톡 문자를 띄웠다. 회사에서 지급된 복지수당이 남았는지 ‘읽고 싶은 책 있으면, 적어 보내라’ 는 내용이다. 책을 구입해서 보낸다는 카톡 문자에 기분은 좋았지만 한편으로는 어떤 책을 선택할까! 적이 고민이 되었다. 곰곰이 생각하다 근자 베스트셀러로 뜨고 있는 《오십에 읽은 논어》라는 책을 적어 보냈다.
4書5經중, 논어만큼 우리에게 친숙한 중국 고전도 없다. 비록 한자로 된 원서는 접한 바가 없지만, 한글로 엮은 《명심보감》 그리고 금빛봉사단(인천북구도서관) 동계연수시 강사인 충남대 의과대학 김종성 교수로 부터 증정받은 《의사가 만난 퇴계》등은 읽었기 때문이다.
《오십에 읽은 논어》의 저자 최종업은 전국강사경연대회(2016)에서 금상을 수상한 명강사로 현재 카이로스경영연구소 대표, 경희대 겸임교수로서 면접전문 및 캄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사람이다. 저자는 이 책 서두에서 ‘오십의 공허, 논어로 채우라’고 말하면서 5강(1강- ‘공허한 오십에게 공자가 하는 말, 2강- 거인의 어깨 위에서 바라보는 법, 3강-흔들리는 오십을 다 받아 주는 힘, 4강 -인생이 보이기 시작할 때 필요한 것, 5강- 논어는 어떻게 나를 일으켜 세우는 가) 으로 독자들을 설득한다.
2500년 전 아주 아득히 먼 옛사람 공자와 자공은 타인에게 미움을 받는 7가지 중 단 한 가지라도 해당된다고 생각하면, 자신을 되돌아 봐야 한다고 말한다. 즉 누군가를 이유 없이 자주 헐뜯는다면(惡稱人之惡者), 누군가를 반복해 욕한다면(惡居下流而汕上者) , 기본적인 예의조차 차릴 줄 모른다면(惡勇而 無禮者) , 매사에 융통성이 없다면, (惡果敢而窒者),자기의 편견을 인식하지 못하고 자신이 늘 지혜롭다고 생각한다면(惡徵以爲知者) , 남이 감추고 싶은 비밀을 밝히는 걸 정직함으로 생각한다면(惡不孫以爲勇者) 먼저 이것을 고치려 노력해야 오십이 되고 육십이 되었을 때 어른다운 어른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작금의 혼란스런 우리 사회에서 이 7가지 조건에서 자유스런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를 생각해 보았다. 우선 '나' 자신부터 부끄러워 귀가 달아오른다. 그런데 저자는 마흔에 챙겨야 할 진짜 문제가 하나 더 있다고 말한다. 타인에게 미움 받는 것도 문제지만, 스스로에게 미움 받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따라서 학업을 마치고 마흔이 아니 팔십이 되도록 삶을 살아오면서 자신의 강점(퍼스널 브랜드)을 만들지 못했음을 정말 부끄럽게 여긴다.
최근 코앞으로 다가온 3.9 대통령 선거에서 대통령 후보자 모두가 진정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겠다' 고 주장한다.
'변해야 산다'는 말이 있긴하지만, 과연 어떤 후보자를 선택해야 정녕 대한민국이 살기 좋은 나라가 될련지? 혼란스럽고 답답하다. 이 책은 나이 오십이 다 가기 전에 육십, 칠십, 팔십을 빛나게 할 일거리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 명제인데, 팔심이 다된 늙은이가 이 책을 읽고 있다는 사실이 희극이 아닐까? 생각하면서 글을 접는다. ***크리스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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