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思

이웃과 말 나누기도 겁나는 세상

길전 2023. 3. 6. 18:03

 

지난 주말(33) 오후, 수인분당선 전동차 안에서 30대 여성이 아줌마라는 말에 기분이 나빠서 흉기를 휘둘러 세 명을 다치게 했다는 기사를 오늘 아침 신문을 통해서 접했다. 사고가 있던 그 날은 마침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모 치과에서 임플란트 시술을 마치고 신분당선을 이용하여 미금역에서 수인분당선으로 환승하여 귀가하던 날이다. 난동 사건이 있던 죽전역은 환승역인 미금역에서 불과 두 정거장 떨어진 역이다.

 

언젠 쯤 인지 기억이 분명치는 않지만, 열차 안에서 주의를 받은 청년이 하차한 노인을 쫒아가 폭행 치사하였다는 기사도 본 적이 있다. 본래 우리 나라는 자고로 이웃 간에 푸근한 정이 오고가는 선한 품성으로 정평이 났던 민족이다. 어쩌다 이제는 말도 나눌 수 없는 험악한 세태로 전락되었는지, 실로 개탄스럽기 그지없다.

 

지금 이 시대를 호칭인플레 시대라고 한다는 글을 읽었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호칭 단어가 아저씨' '아줌마가 아닐까? 또 우리네가 자주 이용하는 상점이나 음식점에서 주인 또는 직원들에게 쓰는 호칭은 '사장님' 또는 '이모' '삼촌' 이라는 호칭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하지만 나는 가끔 자주 만나거나 절친인 경우, 어떻게 불러야 할지? 난감한 경우가 생긴다.

 

요즘 이따금 게이트볼 경기장에서는 회장님또는 총무님이라고 호칭한다. 그러나 직책이 없는 겨우, 나보다 연상이면 '선배님' '여사님' 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나이가 비슷한 경우가 문제다. 이럴 경우 가까운 사이면 '형아' 또는 친구라고 해도 좋지만 아주 친한 관계가 아니면 사실 이렇게 호칭하는 것도 실례가 될 수 있다.

 

10년 아래 쯤 되어 보이는 김 총무는 나를 어르신이라고 호칭한다. 그런데 이 호칭이 별로 반갑지 않다. 그래서 농 삼아 '누이' 라고 부를테니 차라리 '오라버님' 이라고 불러줬으면 좋겠다고 제안해했다. 처음에는 좀 어색해 하더니만 시간이 지나니 지금은 홀가분하다.

 

나는 가끔 버스나 기차와 같은 대중교통기관을 이용하다보면 생면부지의 사람과 말을 섞게 되는 경우가 가끔 생긴다. 처음에는 어디까지 가시느냐?’ 또는 어딜 다녀오시느냐?’ 로 시작되어 나이를 물어보는 경우도 있다. 나는 왜소한 체구에 童顔(동안)이다 보니 대개 십년 정도 아래로 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기분이 좋다. 아마도 백두대간 깊은 계곡에 흐르는 물보다 더 심성이 깨끗한 童心(동심)들과 생활하다보니 그런가 보다 하고 스스로 자위한다.

 

자고로 동양 예의범절민족으로 소문이 자자했던 대한민국이 지금은 OECD국가 중 범죄 발생 빈도 및 자살 율이 가장 높은 국가로 지목되는 데는 경제발전에 따른 핵가족이라는 가족 구성 변화와 더불어 '' 또는 '우리가족의만 잘 되면 그만이다' 라는 극단적인 이기주의 의식의 팽배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소싯적에는 비록 의··주가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콩 한 톨이라도 나눠먹는 미풍양속과 열심히 일하면 잘 살 것이라는 ''이 있었다.

 

하지만 작금의 세태는 어떠한가! 소위 국민의 선량이라고 하는 일부 국회의원들과 사회지도급 인사들의 비행에도 조금도 부끄러워하지 않는 낯 두꺼운 행태와 '내로남불' 적 행태를 보면서 과연 우리 청·소년들이 뭣을 보고 배울까? 지극히 안타깝기만 하다.

 

어제는 내가 평생 몸담고 살던 인천 현대시장에서 정신빠진 술 주정꾼의 방화로 점포 55곳이 소실되었다니 도대체 이 나라의 장래가 정말 걱정된다. ·나 할 것 없이 우리국민 모두가 覺醒(각성)해야 할 것 같다.

+ 크리스탈 힐링일기/2023.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