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여왕이라고 칭하는 5월도 어느 새, 절반이 흘러 '보훈의 달' 로 명명된 6월을 향해 치닫고 있다. 세 번 째 주말인 오늘 (5월 18일)은 서울·인천지역을 제외한 경기도내에 거주하는 경인두리회원들 정기적인 만남이 수도권 전철역인 금정역 인근 '태산갈비' 음식점에서 있었다. 한 때는 20명 이상의 회원이 참석한 적도 있었다고 하나, 근래는 10여 명 정도로 줄어 든 단촐한 모임이다.
오늘 모임에도 역시 몸이 좋지 못한 동기와 개인 사정으로 나오지 않은 동기들이 얼추 다섯명에 달해 얼굴을 내민 회원이 불과 6명이다. '태산갈비' 음식점의 최상 메뉴인 ‘황제 갈비' 을 철판에 구워 먹으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최대 화제는 조선시대 임오화변으로 죽음을 당한 사도세자 이야기이다. 어째서 다른 사람도 아닌 孝章(효장)세자의 부인인 혜경궁 홍씨의 아버지가 사위의 죽음을 지켜주지 못하고 오히려 동조했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된다. 물론 당시 상황이 요즘 국내 정치상황처럼 심한 당쟁이 문제이긴 하지만, 사위와 남편의 불행보다는 손자와 자식의 미래에 더 관심을 갖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일찍이 세계적인 문호 괴테는 '사람은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상실의 삶을 살아가게 마련' 이라고 말하면서 '종국에는 하나뿐인 목숨마저 잃게 되어 죽음에 이룬다' 고 말했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역시 틀린 말이 아님을 오늘 실감했다. 모임을 끝내고 금정역에서 병점역까지는 천안행 급행열차를 이용하여 빨리 올 수 있었다. 그러나 집까지 귀가하는데는 물경 두어시간 동탄시내에서 방황했다.
'나이를 먹으면 아이가 된다고 했던가! 통탄에 와서 생전 이용하지 않던 H 24 버스를 탄 것이 화근이었다. 분명히 버스 기사로 '내가 거주하고 있는 이웃 「나래을 종합사회복지관」 근처로 간다는 말을 들었는데, 가는 방향이 엉뚱하다. 결국은 「동탄종합문화회관」 앞에서 내려 한참동안 걸어서 이 번에는 서동탄 역에서 자주 보던 790-1번 마을 버스를 탔다. 그런데 이 버스 역시 우리 집과 반대 방향인 SRT를 타고 서울 또는 부산으로 가는 동탄행이다. '울며 겨자 먹는 마음으로 병점역 행 81번 버스를 다시 갈아타고 겨우 귀가했다.
따지고 보면, 조금 걸으면 겪지 않을 사단이다. 인천 모임에 다녀 온 아내에게 이야기 했더니 묘한 표정을 지으며 ‘아는 길도 물어 보고 타야지! 한다. 하긴 , 어찌 날마다 좋은 일만 있겠는가! 살다보면 맑은 날도 있으면 궂은 날도 있는 것이 세상사 이치가 아닌가! 나를 아는望九의 친구들, 무엇보다 소중한 건강 지키고 가내가 두루 행복하기를 기원하면서, 오늘 또 다른 삶의 궤적을 일기장에 남긴다. (끝)
**크리스탈 힐링일기/2024. 5.18(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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