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思

한 날 생일, 아들과 손녀와 하루를 보내며...

길전 2024. 3. 3. 22:46

 

 '춘 3월에 김장독 깬다 는 속담이 있다.동안  따뜻하던 날씨가  3.1절 날 아침 찬바람과 더불어 기온이 영하 10 이하로 급강한다. 3월 들어 첫 주말인 오늘(2일)은 생일이 겹치는 아들과 외손녀 축하를 해주기 위하여  아들이 예약한 성남시 분당구 판교 율동공원 근처의 〈고타야 안동국시〉에 가는 길이다. 경부고속구간에 들어서자 갑자기 눈발이 날리더니 차창 유리창에 달라붙는다. 평소 같으면 30분이면 족했는데 오늘은 차가 밀려 1시간 이상 지나서 목적지 식당에 도착했다.  

 

 

꽤 이름 있는 전통적인 한식집이다. 고즉넉한 건물 분위기에 쫄깃한 국수와 맛도리 국밥과 함께 설에나 먹을 수 있는 모듬전 그리고 깻잎, 묵사발, 부추 등 깔끔하고 정갈한 반찬도 눈에 띈다. 날씨가 궂어 당초 계획했던 율동공원 산책을 포기하고 곧바로 아들이 근무하고 있는 서현역 AK 플라자로 이동했다.

 

지하2~5층은 주차장이고, 지상 1층부터 6층까지는 AK(애경) 플라자, 7층은 전문 식당가, 8층은 문화아카데미/다이야몬드 라운지 그리고 20층까지는 네이버와 아들이 몸담고 있는 ()위메이드가 사용하고 있다고 아들이 안내한다. 입사 경력 10년째를 맞는 아들(신현)은  게임에 몰두하는 소위  MZ세대라면 익숙한 퍼즐게임 ‘애니팡 시리즈로 유명한 ()위메이드 플레이다. 입사 이후 아들은 세 번째 사장과 일하고 있다고 말한다. 

 

아들이 안내하는 14층은 직원들 휴식처 공간으로 웬만한 학교 강당만큼이나 넓고 화려하다. 회의실을 비롯하여 커피숍 등 다양한 휴식 공간이 특색 있게 구성되어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플레인이 플레인 답게 일하는 방법에 대한 글들이 여러 곳에서 눈에 띈다. 이 곳에서 우리 가족은 1층  AK 플라자에서 구입한 케이크에 촛불을 켜고 아들과 손녀 둘의 생일을 축하해 줬다. 그리고 중앙 출입구에 앞에 꾸며진 '애니팡' 앞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아들이 강원도 모국립대학교 재학시절 모습이 반추된다. 입학한지 겨우 1년을 다니고 휴학을 했으면 좋겠다고 하기에  나무랬던 생각이 떠오른다. "한번 칼을 뽑았으면 '무' 라도 짤라야지 중도에 그래서 되겠느냐?"고 했다. 결국 아들은 내 말에 순응하여  4년 동안 수학하여 졸업을 했다. 마침 찾아 온 IMF로 전공(경제학과)은 살리지 못하고 모바일 게임판에 뛰어 들어 어느 새, 사십 중반이 되었다. 그나마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어 너무 좋다' 는 말에 솔직히 마음을 놓는다. 

 

컴퓨터 마이크로 소프트를 개발하여 세계 최대 갑부가 된 빌 게이츠’ 를 생각하면  "왜 나는 그의 부모와 같은 생각을 못했을까? " 늘 자책하곤 한다.  세월은 빠르게 잘도 간다. 손녀 하경이를 네발 자전거에 태워 밀고 다닌 것이 바로 엊그제 같은데 벌써 초등 6학년이라니 말이다. 내년 이맘때는 의젓한 중학생 교복을 입은 모습의 손녀를 볼 것 같은 마음에 벌써부터 가슴이 띈다. 건강하고 슬기롭게 자라서 늘 혼란스럽기만 한 조국 대한민국의 초석이 되어주기를 갈망하면서 글을 마친다"아들 신현이, 손녀 하경이 파이팅!!"

**크리스탈 힐링일기/ 2024 3.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