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미년 사자성어’를 접하면서...
*이 글은 인터넷 신문인 인천in.com에 기고(2015.12.26)한 글입니다.
늘 그러하듯 세모 이맘때가 되면 元旦의 희망에 부풀었던 희망은 오간데 없고 쓸쓸함과 더불어 회한만 남는다. 그것은 또 한해를 속절없이 보냈다는 아쉬움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교수신문은 시나브로 저물고 있는 을미년 올 한해 사자성어로 ‘혼용무도(昏庸無道)‘를 뽑았다는 기사를 보았다. 뒤를 이어 ‘겉은 옳은 것 같지만 속은 다르다’ 는 뜻의 사시이비(似是而非), ‘연못의 물을 모두 퍼내어 물고기를 잡는다’ 는 뜻의 갈택이어(竭澤而漁)가 각각 2, 3위에 머물렀다고 한다. 혼용무도(昏庸無道)는 나라 상황이 마치 암흑에 뒤덮인 것처럼 온통 어지럽다는 뜻으로, ‘혼용(昏庸)’과 ‘무도(無道)’의 합성어라고 한다. 혼용은 어리석고 무능한 군주를 가리키는 혼군(昏君)과 용군(庸君)을 함께 일컫는 말이며, 무도는 논어(論語)의 ‘천하무도(天下無道, 세상이 어지러워 도리가 행해지지 않음)’에서 따온 말이라고 한다.
필자는 교수신문이 선정한 ‘올 한해의 사자성어’를 접하면서 대학교수들이 다사다난한 한 해를 바라보는 시각이 참으로 정확하고 예리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우리 사회 최고의 일류 엘리트집단인 교수들이 참으로 고지식하고 또 한쪽으로 너무 편향된 것이 아니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교수신문에서 2001년부터 발표한 사자성어를 살펴보면 국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로 다가가는 긍정적인 사자성어는 아무리 눈을 씻고 보아도 없다. 오르지 비판 일색의 부정적인 사자성어만 눈에 띈다. 대한민국이 이처럼 초라하고 잘못된 나라인가. 신토불이(身土不二) 체질인지 몰라도 해외여행 경험 많지는 않지만 외국에 나가보면 우리나라 한국처럼 사람살기에 편안한 나라도 없다는 생각이 드는데 말이다.
2001년:오리무중(五里霧中)/짙은 안개 속에서 방향을 찾지 못하는 것처럼 무슨 일에 대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알 길이 없음을 의미한다.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교육정책과 부정부패, 계약제와 연봉제로 인해 불안해진 교원의 신분 등이 선정 이유다.
2002년:이합집산(離合集散)/모였다가 흩어지는 일을 의미한다. 제16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당을 옮겨 다니거나 권력을 얻기 위해 유리한 쪽으로 흩어졌다 모이는 정치인들의 모습이 두드러져 선정되었다.
2003년:우왕좌왕(右往左往)/방향을 잡지 못하고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함을 의미한다. 새로운 정부가 출범했으나 갈피를 못 잡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으로 비추어졌다는 것이 선정 이유다.
2004년:당동벌이(黨同伐異)/하는 일의 옮고 그름은 따지지 않고 뜻이 같은 사람끼리는 한패가 되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배척함을 의미한다. 대통령 탄핵, 수도 이전, 국가보안법 폐지안 등에 대한 여야의 대립에서 당리당략만 보이고, 합리적인 대화가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 선정 이유다.
2005년:상화하택(上火下澤)/위에는 불 아래는 연못이라는 뜻으로 사물이 서로 이반하고 분열하는 현상을 비유하는 말이다. 정치권에서 사립학교법, 행정도시법 등에 대해 대립각을 세운 것 등 사회의 각 분야에서 대립과 분열이 일어난 것이 선정 이유다.
2006년:밀운불우(密雲不雨)/하늘에 구름만 빽빽하고 비가 되어 내리지 못하는 상태라는 뜻으로 여건은 조성되었으나 일이 성사되지 않아 답답한 상황을 의미한다. 순탄하게 풀리지 않는 한국의 정치, 경제, 동북아 정세와 사회적 합의 없이 진행되어 갈등을 불러온 한미 FTA가 국민들을 답답하게 했다는 것이 교수들의 지적이다.
2007년:자기기인(自欺欺人)/자신을 속이고 남을 속인다는 뜻으로 자신도 믿지 않는 말로 남을 속이는 사람을 풍자하는 말이다. 네거티브 선거 전략과 유명인사들의 학력 위조, 교수들의 논문 표절 사건 등이 선정 배경이다.
2008년:호질기의(護疾忌醫)/병을 숨기면서 의사에게 보이지 않는다는 뜻으로 문제가 있으면서도 타인의 충고를 듣지 않음을 의미한다. 미국산 쇠고기 파문, 4대강 사업 등에서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정부의 태도가 드러나 있다는 것이 선정 이유다.
2009년:방기곡경(旁岐曲逕)/일을 순리대로 하지 않고 부당한 방법으로 억지로 함을 의미한다. 여러 가지 정치적 문제들을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처리했다는 의미에서 선정되었다.
2010년:장두노미(藏頭露尾)/머리는 겨우 숨겼으나 꼬리가 드러나 보인다는 뜻으로 진실을 숨기려 했으나 거짓의 실마리가 드러나 보임을 의미한다. 민간인 불법사찰, 한미 FTA 등에서 제기된 의혹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해소해 주지 못했다는 것이 선정 이유다.
2011년:엄이도종(掩耳盜鐘)/자기 귀를 막고 종을 훔친다는 뜻으로 얕은 수로 남을 속이려 하는 어리석음을 의미한다. FTA,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공격 등의 의혹에 대해 정부가 소통할 의지 없이 일방적인 발표에 그쳤다는 것이 사자성어를 추천한 교수의 설명이다.
2012년:거세개탁(擧世皆濁)/온 세상이 모두 혼탁함을 의미한다. 진영논리, 집단 이기주의, 세대 갈등이 심화된 한 해였다는 것이 선정 이유다.
2013년:도행역시(倒行逆施)/도리에 따르지 않고 순리를 거슬러 행동한다는 의미다. 정부의 퇴행적 정책 인사가 고집되고 있다는 것이 추천 사유이며, 경제 민주주의와 복지사회 구현 등의 공약이 파기되고 민주주의가 후퇴의 흐름을 타고 있다는 것 등이 선정 이유다.
2014년:지록위마(指鹿爲馬)/사기(史記) 진시황본기에 나오는 사자성어로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한다는 뜻이다. 윗사람을 농락해 권세를 휘두르거나 사실이 아닌 것을 끝까지 우김을 의미한다. 거짓이 진실인 것처럼 사회를 강타했다는 의미에서 선정되었다고 한다..
새롭게 다가오는 2016 병신(丙申)년 세모에는 우리 국민 모두가 꿈과 희망으로 정녕 살맛나는 대한민국이라는 자긍심을 갖을 수 있는 ‘한해의 사자성어’를 접했으면 하는 기대를 해봅니다.
***크리스탈/김청규***
'교육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도 때로 아껴 써야 한다. /2021. 8.14(토) (0) | 2021.08.15 |
---|---|
‘ 最高善의 교육행위는 과연 뭘까?‘ /2021. 3.. 8(월) (0) | 2021.03.08 |
[스크랩] `나라사랑의 달` 6월!! (0) | 2015.06.05 |
[스크랩] 어린이집 폭행뉴스를 접하면서... (0) | 2015.01.20 |
[스크랩] 하인리히(1:29:300) 법칙 (0) | 2014.05.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