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思

[스크랩] 선(善)한 마음의 사람들...

길전 2016. 7. 10.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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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善)한 마음의 사람들...




인천대공원 남문근처에 있는 한 평 납짓한 공원식당은 매주 토요일 아침이면 늘 시끌벅적하다. 망팔(望八)을 바라보는 인천두리회원들이 아침 8시를 전후하여 하나 둘씩 모이다가 아직도 '걷기'에 자신하는 이른바 '우파'들이 식당안으로 들어닥치면 이내 시골장터를 방불케 한다. '나이가 들면 귀가 순해진다(耳順)' 는 공자님의 말씀 요즘은 어울리지지 않는 말이다. 어딜 가나  실버들이 모이는 곳에 가면 웅성거리고 목소리 큰사람이 활개친다. 특이 친밀한 구석이 있으면 더 시끄럽다. 


'너무 시끄러워 음식이 어디로 들어가는지 알 수 없다' 고 흴난하는 동기들도 있지만 반대로 '우리끼리 만난 조용히 밥만 먹고 가는 것이 무슨 재미가 있느냐' 고 옹호하는 동기도 있다. 하긴 '안방에 들어가면 시어미 이야기가 맞고, 부억에 가면 며누리 이야기가 맞는다' 는 말도 있지만 아무튼 우리 두리회원들 노년에 생계 걱정하지 않고 일주일에 한 번 인천대공원 조찬모임에 나와 스트레스 풀고 가는 모습이 꼭 잘못되었다고 생각해봐야 할지? 솔직히 아리송하다. 


 조찬 모임을 끝내고 귀가하다가 몸담고 사는 삼산엠코아파트 단지에서 우리 라인을 청소하는 아주머니를 만났다.

  "오늘은 아침부터 찌는데, 수고하시네요" 

 하고 내가 먼저 인사를 하였다.

  "어머! 지난 번 귀한 '상추' 주신 사장님 아니세요. 아주 맛잇게 잘 먹었어요"

 하면서 반색을 한다.

  " 맛잇게 드셨다니 오히려 제가 고맙습니다."

  뜬금없이 '사장님' 호칭에 내가 더 당황스럽다. 생각컨데 '상추' 보다는 아파트 주민으로부터 '수고한다' 는 말 한마디가 더 고마웠으리라 나름대로 생각해 본다. 

 

 장마를 앞두고 텃밭을 정리하면서 뽑은 늦상추와 풋고추를 조금 나누어 먹었을 뿐인데 이토록 분에 넘친 치사를 받다니 솔직히 몸둘 바를 모르겠다. 친구 텃밭에 작물 많이 가꾸지는 않지만, 먹는 사람 단 둘뿐이라 때로는 처치 곤란이다. 그렇다고 아무에게나 주기도 솔직히 조심스럽다. 그런데 오늘 이토록 고마워 하는 인사말을 듣고 보니 너무나 감사하고 기쁘다.


요즘 세태가 아무리 엄혹하고 혼탁해도  '없이 사는 사람'  먼저 인정하고 배려하면서 생활하는 것이 식자(識者)의 올바른 삶의 도리가 아닐가? 생각하면서 해동공자 퇴계 이황선생께서 설파한 사단(四端-惻隱之心羞惡之心辭讓之心, 是非之心)과 7정(七情-喜, 怒, 哀, 懼, 愛, 惡, 慾)을 다시 한 번 음미해본다.

                                                                                                             ***크리스탈***  

매주 토요일 조찬모임을 갖는 '공원식당'


조찬모임을 갖는 두리회원들!!


몸담고 사는 삼산동 현대엠코아파트 정원

출처 : 경인두리회
글쓴이 : 김청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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