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思

[스크랩] ‘부평사람들&-실버신문’ 취재협의에 다녀와서

길전 2018. 2. 8.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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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사람들&-실버신문취재협의에 다녀와서.../2018.2.7.()

 

한자성어에 수구초심(首丘初心)이라는 용어가 있다. ‘여우도 죽을 때는 제 머리를 살던 굴로 향한다는 뜻으로 흔히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일컫는 말로 사용되는 사자성어다. 내 고향은 바로 인천 이웃(시흥시)이다.

내가 태어날 당시(1944)는 인천부() 감리서가 있던 지역만 제외하고는 인천, 부평, 계양, 서구, 부천, 김포 일부까지도 부천군 관할이었다. 그래서 따지고 보면 나는 부평 올(all) (man)이다. 이런 까닭에 북에 고향을 두고 내려온 실향민처럼 고향에 대한 애틋한 향수를 느끼지 못한다.

그런데 근래 뜬금없이 가평 오지(奧地)에서의 새내기교사 시절이 반추되곤 한다. 요즘 젊은 사람들이 들으면 고소(苦笑)를 금치 못할 사례 하나가 있다. 최초 발령교는 운악산 자락에 있는 학교다. 열흘 만에 군에 입대하는 바람에 기억되는 것이 없다. 군복무를 마치고 경춘가도 변에 있는 학교에 복직(1967.10)하였다. 첫 시간 수업을 하려는 데 교실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나서 내다보니 한 손에는 회초리를 든 할아버지가 눈물이 그렁그렁한 아이와 서있다. 할아버지는 허리를 굽혀 정중히 인사를 하더니

선생님 죄송해요, 우리 손자 사람 좀 만들어 주세요

하면서 아이를 교실 안으로 밀치면서 손에 쥐고 있던 회초리를 나에게 넘겨준다. 그 후부터 K는 고분고분 학교에 잘 나왔다. 그 학교에서 65개월 그리고 이웃 면소재지 학교에서 3, 도합 96개월 만에 본가가 있는 인천으로 전입(1977.3)하였다. 인천으로 들어오던 날, 다시는 뒤도 돌아보지 않겠다고 다짐했는데 근자에 그 때 모습이 자주 반추(反芻)되는 이유를 알 수가 없다. 허긴 당시 인천에 늦게 들어오는 바람에 두 번 다시 인천을 벗어나지 않고 정년퇴임을 했으니 이것도 홍복(洪福)이라면 홍복인가 보다.

그래서 인생 새옹지마(塞翁之馬)라고 이 세상 끝나는 날까지는 그 어떤 삶이 좋은 삶인지 가늠할 수가 없는 것 같다. 다만 나름대로 하루하루를 충실하게 생활하는 것 외는...

 

올 겨울은 예년에 비해 유난히 춥다. 그래서 한 가지 일을 새롭게 시작했다. 부평학스토리텔러 활동을 하면서 여러 평생학습기관에서 얻은 자료 그리고 틈틈이 현장답사를 통해 채록한 사진과 자료들을 간추려 한 권의 파일-북을 만드는 작업을 하였다. 오늘 마침 부평구정신문인부평사람들&-실버신문취재 협의가 있어 그동안 작업한 것을 편집장에게 넘겼다.

이 자료가 부평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 갈 미래 주역들에게 부평를 싹틔워 지속가능한 부평으로 발전하는데 한 톨의 썩은 밀알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하다.()


출처 : 경인두리회
글쓴이 : 김청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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