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窮) 즉 통 (通)
나눔 텃밭 『삼산누리팜』
세상사(世上事) 중에서 시간처럼 소중하고 가치있는 것이 또 있을까? 古今을 막론하고 어떤 권력자도 '시간' 만큼은 어쩌지 못한다. 그래서 '권불십년(權不十年)' '시간은 금' 이라는 사자성어와 격언이 생긴 것이 아닐까? 또 이런 말도 있다. '20대는 20km의 속력으로 70대는 70km의 속력으로 시간이 흐른다' 는 말과 더불어 '나이 이기는 장사(將士) 없다' 는 말에 신경이 쓰인다. 그럴 것이 고희(古稀)을 지난 후부터 아침 밥숫갈 놓기가 무섭게, 몸이 노근하면서 눈이 저절로 감긴다.
노년에 '움직이지 않으면 죽는다' 말이 떠올라 자전거를 끌고 경인고속도로 토끼굴을 빠져 서운동 친구 농장으로 내달리곤 하던 것이 특별한 일정이 없으면 늘 하던 버릇이었다. 그러던 것이 올 3월초부터는 출근지가 거주하고 있는 동네 이웃에 있는 《삼산동 누리 팜》으로 바뀌였다.
2012년 문을 연 삼산구립도서관 바로 옆 땅은 오래 전부터 돌무더기와 잡쓰레기들로 덮여 있는 나(裸) 대지(垈地)였다. 이를 "마을을 디자인하는 향기로운 사람들" 이라는 미션을 위해 노력하는 삼산종합사회복지관(관장 고성란)은 소유주인 LH공사와 무상임대계약을 체결하여 주민 나눔 텃밭 운영프로그램을 시작한 것이 바로 2015년 부터이다.
'저런 곳에 어떻게 농사를 지어, '저 땅은 농사를 지을 수 없는 곳이야' 라고 말하던 주변인들의 만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삼산종합사회복지관 직원들과 주민 참여자들은 힘을 모아 돌을 걷어내고, 퇴비와 거름을 넣고 밭작물을 4년여 재배한 결과 지금은 잘 정돈된 도시 텃밭 장소가 되었다.
가족 나눔 텃밭 운영을 위한 2019년 첫 모임이 지난 3월 13일(화) 오후4시 삼산종합사회복지관(2층)강당에서 있었다. 이 날 《삼산누리팜》목적에 동의하면서 참여를 희망하는 다자녀 가정, 3세대 가정, 농사 경험 어르신 등 이 모여 개강식과 오리엔테이션 그리고 텃밭 구역 제비뽑기를 하여 30여 가구가 선정되었다.
《삼산누리팜》의 텃밭가꾸기는 가족은 물론 이웃과의 친목 및 관계 증진에 힘쓰고 수확된 작물을 지역사회 내 소외된 어르신들과 함께 나누는 것이 흔히 도시 인근에서 운영하는 주말농장과는 성격이 다르다.
오늘 아침도 밥숟갈 놓기가 무섭게 자전거에 물 한 통을 싣고 《삼산누리팜》으로 달려갔다. 같은 아파트단지에 사는 내외가 상추밭에 물을 주다가 반갑게 인사를 한다. 물 한통으로는 어림도 없다. 한동안 마을신문 소식지 발간에 함께 했던 K씨가 다가와 '학교 뒤쪽에 민방위 비상 급수장이 있다' 고 귀뜸해준다. 이 곳 삼산동에 전입 한 지 10년이 되도록 지금것 학교 인근에 이처럼 근사한 후정근린공원이 있는 줄은 모르고 지냈다.
농사짓기에 있어 물처럼 소중한 것이 또 있을까! 그런데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은 4대강에 설치한 보를 허문다고 하니 정말 기가 차다. 봄가뭄에 타들어가는 작물들이 애처러워 물경 4km가 넘는 서운동 텃밭까지 물을 길어 나르느라 허리 협착증이 발병하여 그것도 두 번씩이나 장기간 병원신세을 진 생각을 하면, '참으로 나 자신이 우직(愚直)한 존재' 가 아닐 수 없다. 물을 주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눈에 띈 미래타운 2단지 기념탑 속의 작자가 미상(未詳)으로 되어있는 시구(詩句)과 진한 감동의 여운을 남긴다. ***크리스탈***
♡ 내 삶을 기쁘게 하는 모든 것들♡
사막이 아름다운 건
그 가운데 샘이 있어 그렇듯
세상이 아름다운 건 사람간의
훈훈한 인정이 있기에 그렇습니다.
아무도 보아주지 않아도
여전히 빛을 발하는 별빛처럼
우리 사는 세상 어느 안구석에선
오늘도 자기의 할 일을
묵묵히 해나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들이 있기에 이 세상은 향기롭습니다.
심산유곡에 피어있는 한송이의 풀꽃이
온산을 향기롭게 하듯이
그들의 선행 하나가, 따스한 말 한마디가
이 세상의 삭막함을
모조리 쓸어가고도 남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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